국산영화 4,5월중 10여편 개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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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국영화가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은행나무 침대』가 관객동원4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4,5월 두달새 국산영화 10여편이 무더기로 쏟아진다.
비수기인 4,5월에 이례적으로 개봉이 몰리기 때문인지 올봄의한국영화 바람은 그 현상자체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거니와 선보이는작품에 대한 기대도 크다.
5일 전국민적 관심속에 제작된 장선우 감독의 『꽃잎』이 개봉되는데 이어 4월에는 『본 투 킬』(20일),『투캅스 2』(20일),『진짜사나이』(13일)가 선보인다.
『게임의 법칙』으로 한국액션의 가능성을 보여준 장현수 감독의『본 투 킬』은 일본에서의 후반작업중 구매요청이 들어오는등 현지의 관심을 끈 작품.한 장면 촬영에 3억원을 투자하는등 박진감 넘치는 액션에 공을 많이 들였다.
『투캅스2』는 85만명을 동원한 1편의 흥행기록을 얼마나 따라갈지 관심을 끌고,『진짜사나이』는 권해효가 주인공으로 등장한코믹 액션물로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할리우드에서 사용하는 총기를 임대해 촬영했다.
5월에는 좀더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인다.재즈 피아니스트의 살인행각을 그린 범죄스릴러 『피아노 맨』(5월 첫째주)을 시작으로 『축제』(5월 중순),『러브 스토리』(11일),『지독한 사랑』(11일),『정글 스토리』(18일),『코르셋』 (5월말)등이 줄줄이 개봉된다.
임권택 감독의 『축제』는 한 상가의 장례식 풍경을 통해 삶과효의 의미를 되새긴 작품.『러브 스토리』는 배창호 감독이 부인김유미씨와 직접 남녀주인공을 맡아 70년대적인 사랑법을 표현했다.강수연이 주연을 맡은 이명세 감독의 『지독 한 사랑』은 유부남 대학교수와 처녀기자의 사랑을 통해 중독되는 사랑의 육체성을 드러낸다.김홍준 감독이 록가수 윤도현을 기용해 만든 『정글스토리』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본격 록뮤직 영화란 점에서 그 결과가 기다려지는 작품.『코르셋』은 뚱뚱한 여자의 사랑이라는 이색적 소재를 다룬 작품으로 여주인공 이혜은이 영화촬영을 위해 10㎏이상 체중을 늘려 화제가 됐다.
이처럼 한국영화가 쏟아지고 있는 이유는 제작 시점의 우연적 일치도 있지만 기업의 폭넓은 참여로 제작이 그만큼 활기를 띠고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본 투 킬』은 『은행나무 침대』에서 처음으로 영화제작에 참여한 모투자금융사의 자본으로 제작된 영화며,이번에 선보이는 대부분의 작품은 삼성.대우등 대기업이 제작에 참여했다.
『코르셋』을 기획한 명기획의 심재명 기획실장은 『몇년전에 비해 확실히 대기업의 자본을 끌어들이기가 쉬워진 것같다』고 요즘의 분위기를 전한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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