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폭탄 4인방 보기만 해도 웃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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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MBC의 개그 프로그램 ‘개그야’가 ‘리얼개그 진짜야’ 코너의 힘으로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초만 해도 4%선에 머물던 ‘개그야’ 시청률은 9.9%(8월 1일, AGB닐슨미디어 기준)로 치솟았다. 그 중심에 ‘진짜야 4인방’이 있다.

박준형·정종철·오지헌·오정태. 이들 4명은 자신들의 실제 경험을 개그 콩트로 활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대부분 ‘폭탄’같은 외모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들이다. ‘진짜야’의 이야기는 거의 모두가 ‘진짜’다.

“서울역에 있는 노숙인에게 적선하려 했더니 ‘저리가! 내 자리야’라며 내쫓더라(오정태)”는 이야기나 “결혼할 여자친구가 처음에 나를 TV에서 보고는 ‘쟤는 누구랑 결혼할까’라고 했다더라(오지헌)”는 식의 이야기다.

‘옥동자’ 정종철은 “일상에서 벌어진 재미난 일을 콩트로 엮어 그런지 반응이 좋은 것 같다”며 “개그계의 ‘리얼 버라이어티’를 만들려고 했던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정종철이 개그맨 김시덕 부부(당시 연인)로부터 소개받은 부인 황규림씨와 2 대 2 데이트를 할 당시 황씨로부터 “나더러 저 사람하고 같이 롤러코스터 타란 거냐”는 이야기도 방송을 탔다.

‘진짜야’의 중심에는 리더 박준형이 있다. 박준형은 2000년 실제 세 번이나 정종철을 찾아가 ‘삼고초려’ 끝에 ‘갈갈이 3형제’를 탄생시켰다. 오지헌의 경우에는 2003년 KBS 개그맨 공채에서 심사위원이던 박준형이 만점을 주기도 했다.

박준형은 “면접장에 들어온 지헌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웃음이 터져버려 만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며 “그렇게 웃기게 생긴 얼굴은 처음 봤다”고 했다. MBC 공채 출신인 오정태는 “준형이 형이 ‘이렇게 하면 넌 스타가 된다’고 꼬여서 반신반의하며 같이 코너를 하게 됐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며 즐거워했다.

‘진짜야’ 팀은 촬영을 마친 뒤에도 함께 게임을 하며 팀워크를 다진다. 일산 MBC 드림센터 근처에 있는 한 PC방에서 온라인 야구게임 슬러거를 즐긴다. 정종철은 레벨 12, 오지헌은 레벨 15다. 오정태는 “오늘 아침에도 준형이 형과 함께 슬러거 한 판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재능 기부’로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5월부터 지금까지 한 달에 두 차례씩 개그 기부를 해왔다. 개그맨의 본질은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종철은 “그동안 한 달에 두 차례씩 시골 분교, 보육원 등 어린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무료 공연을 해왔다”고 밝혔다. 오지헌도 “30명이 있던 작은 학교 강당에서의 공연이 다른 어떤 곳에서보다 기억에 남는다”고 거들었다.

늘 도마에 오르는 ‘얼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정종철은 “박준형이 1위, 내가 2위”, 오지헌은 “내가 1위”, 박준형은 “당연히 내가 제일 잘생겼다”고 다퉜다. 오정태는 “다들 거기서 거기”라며 손사래를 쳤다.

글=이현택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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