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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토탈재테크>설계사무소 직원 지일영씨-재산현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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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일영(池壹永.29)씨는 요즘 기준으로는 보기 드문 젊은이다.평일에는 서울포이동의 건축설계사무소를 다니는 「프로 설계사」고,주말엔 고향인 충남 아산으로 내려가 홀어머니의 농사를 돕는「믿음직한 아들」이다.
84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2남2녀의 장남으로서 동생들도 돌봐야 하는 입장이다.
어찌보면 섬세한 건축설계와 땀을 쏟아야 하는 농사를 병행한다는게 상당히 버거운 일이지만 池씨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덕분에 설계사들이 대개 그렇듯 손끝이 뭉툭해졌고 농사일로 얼굴은 검게 그을었다.
이렇게 바쁜 생활에 쫓기다보니 결혼도 미뤄왔으나 늦어도 내년초에는 결혼을 할 생각이다.결혼할 사람은 1년째 사귀어온 중학교 선생으로 가급적 검소하게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池씨에게 고민이 있다.워낙 경황없는 생활로 인해 모아놓은 돈이 거의 없고 앞으로 돈 들어갈 곳은 워낙 많기 때문이다. ◇현 상황=경기도용인군수지면에 있는 다가구주택에 방 한칸을 2천만원에 세들어 살고 있다.약간 멀긴 하지만 포이동에 있는 직장에 출퇴근하는데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월 수입은 1백20만원정도나 농협에 매월 5만원씩 재형저축을불입하는 것을 빼면 이렇다 할 저축도 없다.결혼을 하면 배우자가 버는 월 1백20만원을 합쳐 저축을 훨씬 늘려볼 생각이다.
그러나 시골에는 재산이 적지 않다.우선 충남아산시에 대대로 물려받은 논이 1만평 있다.시가로는 평당 2만3천원정도라는 얘기를 들었다.
여기다 논 옆에 붙어있는 하천부지를 개조해 일군 논이 6천평있다.이 땅은 국유지인데 워낙 오랫동안 개간해 농사를 지어왔기때문에 정부가 池씨 가족에게 평당 6천원에 팔기로 한 상태다.
이밖에 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임야 8천평이 있다.7천평은밭인데 관리할 사람이 없어 놀리고 있고 1천평은 대지로 3채의가옥이 있다.74년 이 땅을 살때 가옥을 그대로 놔두고 대지만샀기 때문에 대지에 대해서만 소유권을 갖고 있다.
◇원하는 방향=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당장 손에 쥔 현찰이 거의 없어 지금부터라도 저축을 늘리고 싶다.또 결혼할 때 도움이되는 보험이나 금융상품에도 들었으면 한다.
현재 살고 있는 한칸 방은 너무 좁아 결혼후 가능하면 조금 늘려갔으면 싶다.
결혼뿐 아니라 내년께 둘째 여동생도 시집보내야 하고 군대에 가있는 남동생이 대학 3학년에 복학하면 거처와 학비를 대줘야 할 입장이다.또 어머니가 살고 있는 시골 집도 너무 낡아 수리가 필요하다.
이래저래 들어갈 돈이 많아 池씨는 시골 부동산중 일부를 팔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선뜻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임야는 근처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이 들어서기 때문에 땅값이 올라갈 것 같아 팔기 아깝다.결국 논을 팔아야 한다는 얘기인데현재 워낙 시세가 낮은 상태여서 헐값에라도 팔아야 할지 판단이안선다.또 정부가 팔겠다는 하천부지를 사는게 나은지도 모르겠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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