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장외 첫 등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일본기업이 9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국내 현지법인이 주식 장외시장에 등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외국인 투자비율이 이처럼 높은 기업이 장외시장에 등록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사실상 일본기업이나 다름없는 기업이 국내 자본시장에 진출했 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30일 증권업협회에 주식 장외거래 종목으로 등록한 ㈜한국광전자연구소(대표 小西治)가 바로 화제의 기업.주당 매매기준가 1만원으로 오는 4월6일부터 거래가 시작되는 이 회사는 전광판용발광소자와 빛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팩스,카메라용 광복합소자(포토센서) 등을 주로 생산해온 첨단 중소기업.
일본의 광반도체 전문업체인 ㈜광전자공업연구소가 80년 전북 익산시에 자본금 25억원 규모의 현지법인 형태로 이 회사를 설립했다. 설립자는 재일교포출신의 일본인 나카지마 히로카즈(中嶋郭和.56)로 소니 등에서 엔지니어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72년에 일본 모기업을 세운 입지전적 인물.
그러나 외형상 이 회사의 지분은 일본 모기업이 90%,우리사주가 8.8%를 소유한데다 대표이사등이 일본인이어서 사실상 국내 기업이라기보다는 「일본 기업」에 가깝다.
지금까지 장외시장 등록기업 가운데 외국인투자비율이 높았던 기업이 50%를 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회사의 장외시장 등록은외국기업의 국내 자본시장 진출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상장기업중에서도 한국쉘석유(50%).한국안전유리 (41.66%).한국포리올(35%)등 합작기업의 외국인 지분은 모두 50%이하여서 앞으로 이 회사의 상장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장외시장 등록규정에는 외국인투자비율에 대한 아무런 규제가 없다』며 『등록때 10%의 주식이 국내투자자들에게 분산되는등 앞으로 주식분산이 늘어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비율은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홍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