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외국 금융사와 제휴" 팔 걷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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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외국의 세계적인 금융회사와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한미은행을 인수키로 한 씨티은행의 공세에 맞서 국민.신한 등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씨티에 맞먹는 중량급 응원군을 찾기 시작한 것. 해외 금융사들 역시 한국의 자산운용.프라이빗 뱅킹(PB) 시장에 눈독을 들여온 터여서 이들의 의기투합 가능성이 크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해외 금융사와의 전면 제휴도 불사하겠다는 국민은행이다. 자본력과 첨단 금융기법, 글로벌 네트워크의 삼박자를 갖춘 씨티은행과 맞서려면 소매.기업금융과 자산운용.PB 등 은행업의 거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제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은행 관계자는 "자사주 지분을 팔거나 지분을 맞교환할 각오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을 감안할 때 한국.대한 등 양대 투자신탁증권사를 인수하기 위한 컨소시엄에 끌어들인 JP모건체이스에 관심이 쏠린다.

다른 은행들도 미흡한 분야를 보완하기 위해 해외 제휴선을 찾고 있다. 하나은행의 고위 인사는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과 제휴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최근 골드먼 삭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투.대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포괄적 제휴를 추진할 생각은 없다"면서 "보험 등 긴요한 분야에서 국내외 금융사와 제휴할 가능성은 열어놨다"고 말했다. 최영휘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투신운용과 방카슈랑스 업무를 강화하려고 대주주인 프랑스 BNP파리바와 제휴를 강화했다"면서 "PB 등 분야별로 세계 유수 금융기관과 제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책은행까지 제휴 바람에 가세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16일 "프랑스의 종합금융그룹 소시에테제네랄의 자산운용 자회사와 합작해 소형 투신사나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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