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無人 가입자'시장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 KTF의 'K택시 서비스'는 승객이 택시를 호출하면 근처 택시에 승객의 위치와 전화번호를 전송해준다.

휴대 전화 무인(無人)가입자 시장이 이동 통신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홈네트워킹, 텔레메틱스, 모바일 오피스 등 이동통신과 융합된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휴대 전화 원격 제어 관련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때 이동통신사의 고객은 사람이 아닌 자동차, 가전제품, TV, 수도, 기계, 무인콜 센터 등이 포함된다. 일종의 가상 접속자인 셈이다.

최근의 가상 접속자 시장 확대는 원격 검침이나 원격 측정에 한정돼 있던 텔레메트리(Telrmetry) 서비스의 연장선에 있다. 텔레메트리란 원격지의 상태를 감시, 제어하기 위해 기계간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서비스다. 현재 전력, 가스, 수도, 가로등 등 공공 분야와 기상 측정 및 대기.수질 환경오염 감시, 원격 진료, 원격 관리, 화재 및 도난방지 등에 적용되고 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텔레메트리 시장에 적극 뛰어들면서 가상 접속자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케이블TV 등에서 수익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단문문자메시지(SMS) 자막방송이 좋은 예다. 이때 시청자들이 거는 전화번호의 가입자는 사람이 아닌 가상접속자다. 또한 무인가입자끼리 이통망을 이용해 송발신을 하는 '머신 투 머신(Machine to Machine)' 서비스도 다양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휴대 전화로 문을 개폐하고 조명 조절과 가스 누출 경보 등이 가능한 '네이트 홈케어 서비스'를 지난해 중반부터 제공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 무인시스템이 주인에게 문자메시지나 전화를 걸게된다. 또한 음악전문 캐이블 채널인 KMTV 등을 통해 시청자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무인 가입자가 취합해 자막으로 방송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자동판매기에 전화를 걸어 물품 잔량 여부 등을 알 수 있는 서비스도 무인가입자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다.

최근에는 지능형 로봇을 이용한 신개념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카메라와 감지센서를 장착한 로봇이 집안 곳곳을 이동하면서 화재나 가스 누출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진이나 메시지로 주인의 휴대 전화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 중 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와 함께 홈 가전 원격제어 서비스인 '모바일 홈넷'을 제공중인 KTF는 최근에는 KT, 삼성전자 등과 손잡고 디지털 홈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음성통화는 이루어지지 않지만 이동통신망을 통해 보안ㆍ검침ㆍ모니터링의 기능으로 통화 유발 효과를 낼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택시 서비스'는 KTF가 선보인 대표적인 무인가입자 서비스. 이 서비스는 승객이 택시를 호출하면 콜센터의 무인시스템이 KTF망을 통해 승객 위치와 전화 번호를 승객 근처의 택시에 전송해주는 방식이다. KTF 멀티팩 서비스를 통해 자동으로 호출 안내 멘트가 나오면 승객을 태울 수 있는 택시기사가 휴대 전화를 통해 숫자버튼을 눌러 콜센터와 접속하게 된다.

LG텔레콤은 지난 2001년 9월부터 서비스해 오던 가전제품 원격 서비스를 확대해 올 상반기 중 무선모뎀이 내장된 PDA로 도난 경보나 화재 경보 등을 알려주는 '사이버 아파트 무선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휴대 전화로 외출 중에 인터넷 세탁기, 디지털TV, 김치냉장고, 전자레인지, 에어컨 등을 제어할 수 있는 기존 서비스도 확대된다.

또한 가로등 제어서비스, 무선 전력 검침 서비스, 인삼밭 등의 침입자 방지 서비스, 홍수 통제 서비스 등의 텔레메트리 시장을 넓히면서 모바일 오피스, 텔레메틱스 등 새로운 무인가입자 시장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김태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