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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사망자 급감 … 안정 되찾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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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저항세력의 공격과 테러가 줄어드는 등 이라크의 폭력 사태가 평상 수준으로 안정되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29일 보도했다.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이 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달에 집계된 이라크 내 미군 사망자 수(11명)가 개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민간인 사망자 수도 줄어드는 등 이라크의 치안이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의 조기 철군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2003년 3월 이라크전이 시작된 뒤 이번 달(27일)까지 사망한 미군은 모두 4124명이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800명이 넘는 미군이 테러와 교전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군 사망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민간 인터넷 사이트인 ‘이라크 사상자(www.icasualties.org)’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라크 내 미군 사망자 수(208명)는 지난해 같은 기간(576명)의 절반에 못 미칠 정도로 줄었다. 페트레이어스 사령관은 “지난 두 달 동안 발생한 테러도 25~30건에 불과해 1년 전의 160~170건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라크의 치안 상황이 나아지면서 미군의 철군 논의는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라크에 파병된 5개 추가 전투 여단 중 마지막 여단이 이번 달에 이라크를 떠나면서 현재 이라크에는 14만여 명의 미군이 남아 있다. 지난해 말 이라크에 주둔했던 미군은 17만여 명에 달했다.

페트레이어스 사령관은 “추가 전투 여단이 떠난 뒤에도 치안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둔 병력을 줄이면서 안정된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상황을 지켜본 뒤 8월 말이나 9월 초에 추가 철군 여부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라크군과 미군이 이라크 전역을 통제하고 있지만 내년 말까지는 이라크군이 치안을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탈레반과 반군 등 저항 세력의 공격이 거세지고 미군 사상자가 늘어나면서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으로 병력을 이동해야 한다는 압력에 따른 것이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는 미군은 3만2000여 명이며 미 국방부는 이곳에 1만 명 이상의 병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의 위험은 여전하다. 28일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와 북부의 키르쿠크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50여 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다쳤다. 페트레이어스 사령관은 “이라크 내 폭력 사태는 줄어들고 있지만 알카에다는 여전히 일반 시민을 겨냥한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며 “알카에다 등 저항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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