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군의 젊은 학자들 사이에 「국제정치경제학」이 새로운 연구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때마침 윤영관 서울대교수(외교학)가『전환기 국제정치경제와 한국』(민음사刊)을 펴냈다.이 책은 국제정치경제학의 본격적인 소개와 함께 한국적 적용 을 시도한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제정치경제학의 출현배경은 무엇일까.오늘날 세계는 국제정치와국제경제 영역이 끊임없이 상호 침투하고 있으며 그 실체를 파악하려면 총체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데서 출발한 학문이다.
물론 경제학에서 국제정치를 국제경제로 환원시켜 설명하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하지만 그 대부분이 완전경쟁과 자유무역의 당위만 강조하거나 마르크스적 전통에서 세계자본의 운동논리로만 설명해왔다.국제정치학 또한 주로 안보.군사전략 에만 초점을맞춰 경제현상이 갖고 있는 국제정치적 의미를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교수에 따르면 이 분야가 새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71년미국에서 부터다.대대적인 무역적자와 브레턴 우즈 고정환율체제의붕괴,석유파동 등을 거치면서 정치.군사적 패권과 경제를 떼어놓고 설명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경 험하게 된다.양자를 상호작용의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윤교수가 제기하는 방법론적 핵심은 시장과 국가의 관계설정 문제다.마르크스주의적인 자본-노동의 2분법 대신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기능의 강화와 기업별 수준에서 노사 담합의 유연체제 필요성을 강조한다.경제과정은 시장에 맡기지 만 국가가 제도적으로 강력하게 개입한다는 점에서 신보수주의의 「작은 국가론」과는 명백히 구별하고자 한다.
윤교수는 이 분야가 당면한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새롭고 풍부한 관점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국제적인 무역.금융.투자 개방 등이 국가의 역할을 새롭게 규명할 것을 요구하는 「세계화」문제가 그 대표적인 경우.또 정치.군사적 문제이면서도 국제경제적 의미를 포괄한 통일문제도 주요 대상이라고 한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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