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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大 윤영관교수 "전환기 국제정치경제와 한국"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최근 일군의 젊은 학자들 사이에 「국제정치경제학」이 새로운 연구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때마침 윤영관 서울대교수(외교학)가『전환기 국제정치경제와 한국』(민음사刊)을 펴냈다.이 책은 국제정치경제학의 본격적인 소개와 함께 한국적 적용 을 시도한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제정치경제학의 출현배경은 무엇일까.오늘날 세계는 국제정치와국제경제 영역이 끊임없이 상호 침투하고 있으며 그 실체를 파악하려면 총체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데서 출발한 학문이다.
물론 경제학에서 국제정치를 국제경제로 환원시켜 설명하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하지만 그 대부분이 완전경쟁과 자유무역의 당위만 강조하거나 마르크스적 전통에서 세계자본의 운동논리로만 설명해왔다.국제정치학 또한 주로 안보.군사전략 에만 초점을맞춰 경제현상이 갖고 있는 국제정치적 의미를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교수에 따르면 이 분야가 새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71년미국에서 부터다.대대적인 무역적자와 브레턴 우즈 고정환율체제의붕괴,석유파동 등을 거치면서 정치.군사적 패권과 경제를 떼어놓고 설명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경 험하게 된다.양자를 상호작용의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윤교수가 제기하는 방법론적 핵심은 시장과 국가의 관계설정 문제다.마르크스주의적인 자본-노동의 2분법 대신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기능의 강화와 기업별 수준에서 노사 담합의 유연체제 필요성을 강조한다.경제과정은 시장에 맡기지 만 국가가 제도적으로 강력하게 개입한다는 점에서 신보수주의의 「작은 국가론」과는 명백히 구별하고자 한다.
윤교수는 이 분야가 당면한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새롭고 풍부한 관점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국제적인 무역.금융.투자 개방 등이 국가의 역할을 새롭게 규명할 것을 요구하는 「세계화」문제가 그 대표적인 경우.또 정치.군사적 문제이면서도 국제경제적 의미를 포괄한 통일문제도 주요 대상이라고 한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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