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IT의 힘' 봤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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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7대 총선 날인 지난 15일. SK텔레콤 가입자들의 휴대전화 이용 횟수는 3억1869만건으로 집계됐다. 다른 휴일 때보다 3300여만건이 늘어난 수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화량 증가는 선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상 첫 전자개표가 도입됐는가 하면, 인터넷포털과 유무선 통신업체들은 투.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IT가 투표율 높였다="투표했니?" 대학생 崔모군(21)은 15일 하루에만 자신이 가입돼 있는 인터넷 사이트 동호회원들과 친구들부터 10여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KTF의 경우 문자메시지 전송량이 평소 휴일 때보다 12% 늘어났다. 崔군은 메신저를 통해서도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받았다.

60.6%의 투표율은 지난 16대 총선 때보다 3%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 특히 대도시일수록 투표율이 높았다. 서울의 경우 6%포인트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 같은 IT가 투표율 제고의 일등공신"이라고 평가했다.

◇첨단기술 총동원=전자개표 시스템은 SK C&C가 구축했다. 시스템은 유권자가 투표지에 표기한 것을 스캐닝, 후보자별 득표상황을 집계했다. 해킹방지 시스템도 가동됐다. 모호하게 표기된 용지도 무효처리하지 않았다. 나중에 수작업으로 최종 점검하도록 미분류로 걸러냈다.

KT는 통신인프라 점검에 치중했다. 빠르고 안전한 통신망을 제공, 개표 결과를 곧바로 선관위의 서버로 전송했다. NHN.다음.야후코리아 등 인터넷 회사들은 총선 관련 자료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했다. 네티즌끼리의 실시간 토론방도 마련했다.

다음의 '국민을 협박하지 말라' 카페에는 10만여명의 회원이 몰려 접속장애까지 빚어졌다. 이동통신사들도 개표현황.득표율 등을 무선인터넷 네이트나 매직엔, 멀티미디어 동영상 서비스인 핌 등을 통해 생중계했다.

하지만 사이버 선거운동 비중이 커지면서 사이버 불법도 늘어났다. 지난 총선에서 선관위는 25건을 적발했으나 이번엔 254건이나 됐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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