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구조조정 차원에서 팔았던 광고대행사 LG애드(현 HS애드)를 6년 만에 다시 사온다.
LG는 28일 HS애드 등 11개 자회사가 있는 지주회사인 지투알(GIIR) 지분 33%를 41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9월 중 지투알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하게 된다. LG는 2002년 12월 LG애드를 영국계 광고회사 WPP에 매각했었다. LG가 이번에 인수하게 될 지투알은 WPP가 투자한 지주회사(카벤디시 스퀘어 홀딩스)의 계열사다.
LG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그간 서로 다른 광고회사를 쓰다 보니 일관된 그룹의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데 어려움이 많아 내부에서 광고회사를 다시 인수하자는 목소리가 컸었다”며 “HS애드 인수로 앞으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I)인 ‘사랑’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업전략이나 신제품 출시와 관련한 보안 유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LG는 당초 WPP와 ‘회사를 매각한 뒤 5년간은 독자적으로 광고대행업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약속에 따라 그동안 광고업에 진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로 이 금지기간이 풀렸다. LG의 광고회사 인수로 구씨 일가 회사인 엘베스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베스트는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LB인베스트먼트(LG벤처투자)의 구자두(76·구자경 LG명예회장의 셋째 동생) 회장 일가가 설립한 광고대행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설립 이후 LG 계열사 광고물량을 일부 가져갔었다. 하지만 LG가 광고회사를 다시 인수한 만큼 이 같은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다.
LG 관계자는 “같은 조건하에서 광고 수주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가 광고회사를 매각했다가 올 초 다시 진출하는 등 대기업의 광고대행사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SK는 98년 12월 자회사인 태광멀티애드를 다국적 광고기업인 TBWA에 넘기면서 광고시장에서 손을 뗐었다. 그러나 SK는 10년 만인 5월 SK마케팅컴퍼니를 세워 광고업에 다시 진출했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