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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정세훈 사망 계기로 본 체중관리 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남자유도 국가대표 정세훈(22.용인대.65㎏급)이 강화훈련중심장마비로 사망한 사건은 과학적인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아래 무리하게 감량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유도뿐만 아니라복싱.레슬링.역도등 다른 체급종목 선수들에게 경종이 되고 있다. 정의 돌연사로 백일하에 드러난 극단적인 체중조절 방식은 크게 ▶약물복용▶금식▶토하기▶사우나에서 땀빼기등 각양각색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지도자나 부모등 관리자의 묵인.
방조,또는 권유속에 자행돼 왔다.
이 경우 선수들은 주로 자신의 경험과 습관에만 의존,체중을 관리하고 감량을 실시함으로써 불의의 사고에 「완전히」노출돼온 셈이다. 특히 체급종목의 경우 대체로 체중조절의 성공여부가 성적과 직결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체중의 과다에 따라 경기출전 여부및 성적이 좌우되고 결국 태극마크를 다느냐가 결정됨에 따라 이들 선수들은 「사생결단」의 선택을 따를 수밖에 없고,이같은 극약처방 탓에 ▶생리불순▶내장기능 약화등 스스로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 하고 있다는지적이다.
체육생리학 전문가인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조성계박사는 『정상체중의 7%선까지는 단기감량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70㎏의 체중을 가진 선수가 1주일내에 4.9㎏까지 감량해도무리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체육생리학에서는 일반적으로 「감량=과다한 체지방 제거」로 규정,체중의 15%정도를 적정수준의 체지방량으로 보고 감량방법으로는 장기적인 운동량 조절과 식이요법을 권한다.
그러나 국내 선수들의 대부분은 사우나등 체액제거를 통해 체중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사우나를 통한 급격한 체액손실은 심한 탈수현상으로 이어져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혈액농도의 과도한 상승으로 심박수가 급격히 늘고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게돼 심장마비가 발생하기 쉬운 탓이다.
수시간내에 체액손실이 체중의 2~3%에 이르면 판단력 약화.
착시현상이 나타나고 5%를 넘으면 세포막과 뇌신경손상.열대사장애 등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와 관련,조박사는 『대부분의 국내선수들이 단계적 감량보다 단기감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데다 감량폭도 매우 큰 편이어서 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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