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생활화 지구촌 정보망 누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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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교육과 복지의 선진국 스웨덴의 학교에는 컴퓨터교육 시간이 따로 없다.분명 교실마다 교사와 학생들이 컴퓨터를 활용하며 수업하는데 「컴퓨터에 대해 가르치는 시간」이 없는 이유가 뭘까.
스웨덴 학생들은 각각의 수업시간에 컴퓨터를 이용해 정보를 찾고 과제물을 정리하는 방법 등 그때그때 컴퓨터 작동법을 배우는사이 저절로 컴퓨터와 익숙해진다.
자동차 운전을 배울 때 엔진이나 부품들의 작동원리부터 익히는게 아니라 시동은 어떻게 걸고,핸들.변속기.가속페달은 어떻게 조작하는지부터 익히듯 컴퓨터 역시 구체적인 사용방법을 배우는 사이 컴퓨터의 작동원리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 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교육 정보화에 앞서려는 스웨덴의 교육현장에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지난 80년대 중반.
초기에는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컴퓨터를 활용한 수업이 확산됐으나 이제는 유치원을 포함한 거의 모든 학교가 컴퓨터를 아주유용한 교육 도구로 삼고있다.
컴퓨터를 유용하고도 편리한 수업도구로 쓰기 위해 별도의 컴퓨터실에만 컴퓨터를 모아두지 않는다.일반 교실이나 실험실.도서실등 컴퓨터가 상당한 몫을 할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컴퓨터가 자리잡고 있다.
스웨덴 남부의 닐할름스타트초등학교의 경우 1학년 어린이들도 컴퓨터 둘레에 모여앉아 그 수준과 흥미에 알맞게 만들어진 CD롬 백과사전을 보며 야생동물들의 울음소리며 밀림을 누비는 장면에 환호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동물의 생태를 익힌다 .
직접 현장을 찾아가 보고 들을 수 없는 것들은 컴퓨터를 통해서라도 생생한 경험을 할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컴퓨터를 최대한활용하는 것이다.
중학생이 되면 거의 모든 과목에서 컴퓨터는 뺄 수 없는 교육도구가 된다.
과목별.과정별로 관련 CD롬은 물론 전자우편이나 인터네트를 통한 자료수집 등에 컴퓨터를 두루 이용한다.이렇게 되기까지 컴퓨터를 필요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하나하나 익힌 다음 30시간 과정의 컴퓨터공학 수업을 통해 비로소 컴퓨터에 대해 좀더 본격적인 이해와 안목을 갖춘 뒤 중학교를 졸업한다.
이처럼 적극적인 교육정보화 정책 덕분에 스웨덴 초등학생의 약50%,중학생의 75%정도가 이미 인터네트를 포함한 각종 컴퓨터통신 ID를 가지고 지구촌 정보망을 누비고 있다.오랫동안 북유럽 한쪽에 고립돼 있는 나라로 여겨온 스웨덴의 학생들은 더이상 「고립된 지구촌 시민」이 아닌 정보화 세계의 당당한 네티즌으로 자라고 있는 것이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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