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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당선인물들] "삼세번 끝 승리" 감격의 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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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지역구 최고령자인 열린우리당 이용희 후보가 15일 밤 당선이 확정되자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옥천=정효식 기자]

○…충북 보은-옥천-영동 선거구의 열린우리당 이용희(73)당선자가 17대 총선 최고령 기록을 세웠다. 1960년 충북 도의회 의원에 당선하면서 정계에 진출한 李당선자는 이번 출마가 총선에만 11번째(도지사 도의원 출마까지는 13번)로 9, 10, 12대에 이어 4선 의원이 된다.

李당선자는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의 외가인 고 육영수(陸英修)여사의 고향이 옥천이라는 점을 이용해 선거 막판에 바짝 추격해 왔지만 부패정치.탄핵 심판이란 대의를 꺾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남해 선거구에서 '리틀 노무현'으로 불린 열린우리당 김두관(45)후보를 꺾은 한나라당 박희태(66)당선자는 "선거 막판에 흑색선전이 난무해 힘들었지만 국민의식이 이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朴당선자는 "힘겹게 5선 고지를 넘었고, 대변인.당 대표까지 한 만큼 이제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반면 고배를 든 김두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정치적으로 복권됐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일색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금배지를 거머쥔 신국환(64.문경-예천)당선자는 감정이 복받치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당선은 선거를 앞두고 있었던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한번도 거명조차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동안 두 차례나 1000표 안팎의 근소한 차로 고배를 마셨는데…. 끝까지 무소속을 고수한 게 오히려 공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그는 한나라당 후보와만 이 지역에서 세 차례 대결했고, 네번째 도전만에 꿈을 이뤘다.

대전.충남북에서 한나라당으로는 유일하게 홍성-예산 선거구에서 홍문표(56)후보가 당선됐다. 洪당선자는 예산이 연고지인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후광으로 3선 현역 의원인 자민련 조부영(68)후보와 무소속 오장섭(56)후보를 따돌렸다

○…부산에서 한나라당의 돌풍을 뚫고 유일하게 당선된 열린우리당 조경태(사하 을)후보는 방송사 출구조사가 발표되는 순간 "지역주의 벽을 허문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에 고개 숙여 감사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선거 중반 지역주의 망령이 되살아나 힘들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부산선대본부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박종웅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한나라당 표가 분산돼 덕을 봤다는 평가다.

○…"이 순간 진정한 한국 진보정치의 새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4.15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금배지를 단 조승수(41)당선자는 "노동자.서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대변하는 '국회 노동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386 운동권 출신으로 사회단체 활동과 민주화 투쟁 경력을 쌓은 뒤 울산시의원과 민선 초대 북구청장을 거쳐 17대 국회의원으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80년대 초 전두환 정권 때 군사독재 타도를 외치며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1982년 9월 구속됐다가 이듬해 8월 출소한 뒤 울산.인천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협의로 구속되는 등 파란을 겪기도 했다. 趙당선자는 "4년 임기 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다양한 입법활동을 통해 단계적으로 노동.민생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예인과 방송인 출신 후보들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각각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경기 용인을의 한선교씨와 강원 원주의 이계진씨는 대중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韓당선자는 "지역 주민들의 믿음과 선택을 결코 헛되지 않게 하고 미래를 위해 진정한 봉사정신으로 오직 국민의 편에서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계진 당선자는 "깨끗하고 부정부패하지 않는 의정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장군의 아들' 김두한 전 의원의 딸인 김을동(한나라당)씨는 성남 수정 선거구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들었다. 또 앵커 출신인 천안갑의 전용학(한나라당)후보는 양승조(열린우리당)후보와 대결했으나 여의도행이 좌절됐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갑에서 열린우리당 이석현(53)후보가 재수 끝에 3선에 성공했다.

과거 국회에서 공직자 재산공개, 동강댐 건설반대 운동 등을 주도하며 열성적인 의정활동을 했던 李당선자는 15대 의원 당시 이른바 '남조선 국회의원'이란 '명함파동'으로 소속 정당인 국민회의를 탈당하고 복당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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