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 자세부터 제대로 배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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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운동이 마찬가지다. 처음에 바른 자세를 배워둬야만 운동의 고수가 될 수 있다. 이것은 자전거도 예외가 아니다. 자전거 타기는 비교적 안전한 운동에 속하지만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제대로 자세를 익히지 않거나 안장 높이를 조절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자전거를 타다 보면 허벅지와 엉덩이, 미추에 이상이 생긴다.

자전거 주행 중 엉덩이나 무릎이 아플 땐, 자전거에서 내려 잠시 쉬어가는 것이 좋다.

■ 자전거 타기의 올바른 자세

◇ 저속에서는 상체를 세우고 편안하게, 고속에서는 상체를 낮게 = 학교에 등교하거나 장을 보기 위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자세와 사이클을 타고 다양한 지형을 장시간 주행하는 사람들의 자세는 다르다.
일상생활에서 혹은 편평한 지형에서 자전거를 탈 때는 상체를 세우고 의자에 앉듯이 편안하게 앉아서 페달을 밟아야 한다. 지형이 고르지 않거나 속도를 내야 할 때는 이런 자세가 비효율적이다. 오히려 사고의 위험을 높인다. 이런 경우에는 등을 굽혀 상체를 낮게 숙인 상태로 타는 게 좋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중심을 빠르게 이동시키고 핸들조작을 민첩하게 만드는 자세다. 또한 상체를 낮춰야 엉덩이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페달에 더 많은 힘을 보낼 수 있다. 공기저항도 최소화된다.
단점도 있다. 허리 근육이 피로해지기 쉽고 상대적으로 손목에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자세를 조금씩 변화시키며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 시선은 전방 5~10m = 시선은 전방 5~10m 앞을 주시하여 변화되는 환경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 페달은 원을 그리듯 리드미컬하게 = 페달은 부드럽게 원을 그리듯 밟고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게 리드미컬하게 돌려준다. 도로 사이클을 타고 언덕을 오를 때는 안장에서 일어나 모든 체중을 페달에 싣기도 한다. 산악자전거라면 안장에 앉은 채 몸을 숙이고 뒷바퀴 쪽을 체중을 보낸다. 그렇지 않으면 뒷바퀴가 땅에서 미끄러질 수 있다.

◇ 내리막길에서는 안장을 낮춰라 =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경우는 내리막길이다. 조정 가능한 속도를 유지하며 항상 주의를 해야 한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에서 안장이 높으면 앞으로 체중이 쏠려 자전거가 전방으로 전복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미리 안장의 높이를 낮추는 것이 좋다.

■ 자전거타기로 인한 상해와 대처방법

초보자의 경우 상체를 숙이고 자전거를 탈 때 목이나 어깨, 허리 등에 근피로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는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

◇ 요부 염좌 = 요부 염좌는 근육과 인대의 손상으로 통증을 유발한다. 이런 경우 자전거타기를 중단하고 편안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아이스요법을 실시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아이스요법은 한 번에 15분 정도가 적당하다. 외상이 있는 경우에는 얼음주머니를 직접 환부에 대지 않도록 주의한다. 무엇보다 만성화되지 않도록 전문 의료시설을 찾아 정확히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 척골신경병증 = 장시간 사이클을 타다 보면 넷째, 다섯째 손가락 부위에 욱신욱신 통증이 생기거나 감각이 없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이를 ‘핸들바 마비’라고 한다. 이러한 증상을 사전에 예방하려면 핸들 잡는 자세에 주의해야 한다. 우선 자전거를 선택할 때 너무 딱딱하지 않은 핸들을 골라야 한다. 손목을 과도하게 편 상태로 핸들을 잡아서도 안 된다. 가능하면 패드가 있는 장갑을 사용하도록 한다. 또한 손에 압박감이 심하게 느껴질 때는 사이클을 잠시 멈추고 팔과 손목 부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어야 한다. 안장을 낮추어 손에 무게가 덜 실리도록 해서 예방해야 한다.

◇ 회음부 통증 = 폭이 좁은 안장에 앉아 장시간 자전거를 타거나 자전거 타는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엉덩이와 꼬리뼈 부근에 무리한 압력이 가해져서 회음부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회음부가 뻐근하지만 계속 방치하면 배뇨장애와 요실금, 발기부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안장, 충격을 흡수하는 안장 커버나 패딩이 되어 있는 자전거 전용 바지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턱이나 둔덕을 넘을 때에는 잠시 페달을 멈추고, 다리에 힘을 주어 페달을 딛고 엉덩이를 살짝 들어준다. 또한 오르막길에서 일어선 자세로 페달을 밟거나 내리막길에서는 일어서서 엉덩이를 살짝 뒤로 빼서 엉덩이를 쉬게 할 수도 있다. 페달을 가장 아래로 내렸을 때 무릎이 20도 정도 약간 굽혀지도록 안장의 높이를 조절하는 것은 기본이다.

◇ 무릎, 발목 통증 = 무릎이나 발목에 통증이 오는 것은 페달에 놓인 발의 위치가 나쁘거나 균등하지 못한 힘으로 페달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페달을 밟는 발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발은 바닥이 딱딱하고 골고루 힘을 분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 상해 예방을 위한 안전수칙

① 자전거 안장 높이를 적절하게 조절한다.
자전거 안장 높이에 따라 체중의 분배가 달라지며 이로 인해 손목, 허리, 무릎, 엉덩이(회음부) 부위에 가해지는 압력이 달라진다. 자신의 다리길이에 맞게 안장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바른 자세로 페달을 밟는다.
평지, 오르막길, 내리막길에 따라 적절하게 페달을 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발끝을 너무 바깥쪽으로 향하면 무릎 안 쪽에, 너무 안 쪽으로 향하며 무릎 바깥쪽에 통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발끝이 전방을 향하게 하고 무릎을 너무 벌리지 않도록 한다.

③ 운동 전후는 물론,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칭을 해준다.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30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칭을 해준다.

④ 주행 중 상체 자세를 자주 바꾸어 준다.
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며 경직된 자세로 있게 되면 근 피로가 빨리 온다. 핸들 바를 잡는 위치, 팔꿈치 각도 등을 변화시키며 자세를 조금씩 바꾸어준다.

⑤ 핸들 바를 너무 꽉 잡지 않는다.
팔과 상체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 긴장하여 자전거 핸들을 꽉 잡고 타게 되면 바닥의 충격이 목과 어깨에 그대로 전달된다.

⑥ 평소에 근력 강화를 해 둔다.
배와 등, 다리 근육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장시간 자전거를 타면서 바른 자세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다. 그만큼 상해 발생 가능성이 줄어든다.

⑦ 보호 장비를 반드시 착용한다.
항상 헬멧과 장갑을 착용하고 야간에는 반드시 전조등과 후미등을 사용한다. 나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도움말=하늘스포츠의학크리닉

객원기자 최경애 doongj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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