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무의식 잡으려 한 사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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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옇다. 남성 인물상 세 점이 연결된 희끄무레한 사진 '5시간 간격'(사진)은 초점 안 맞은 실패작처럼 보인다. 부유하는 이미지, 불명확한 자태 등 인화지 위에 드러난 인간은 유령 같은 환영으로 다가온다.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가 천경우(35)씨는 사진술의 초기에 사진가들이 썼던 오랜 노출 기법을 가져와 깊고 무거운 질감의 인물상을 찍는다. 상의 떨림, 희미한 대상 등 떠도는 무의식의 시간을 고착시키려 한 사진가의 의도는 분초를 다투는 21세기의 현재에 이상한 울림을 가져온다. 5월 22일까지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 02-418-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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