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1인분 얼마냐” … 강만수 장관 “모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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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23일 긴급 현안질의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진땀을 뺐다. 여야 가릴 것 없이 호된 질책이 강 장관에게 쏟아졌고, 답변 도중 야당 의원의 호통을 받고 퇴장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먼저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송 의원은 강 장관 대신 최중경 전 차관이 대리 경질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강 장관은 “인사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피해 갔다. 송 의원은 또 현 정부 물가관리의 허점을 따지면서 대뜸 “삼겹살 1인분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강 장관은 “모른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MB 물가지수’에 포함돼 있는데 모르느냐”며 “그럼 돼지고기 1인분이 얼마인지는 아느냐”고 몰아붙였다. 강 장관은 “제가 직접 사고 있지 않아서…”라고 말을 흐렸다.

강 장관은 “버스는 주말에 가끔 타서 (버스비는) 안다”고 진화를 시도했지만 “삼겹살 안 드시냐”는 거듭된 질문에 “삼겹살을 잘 안 먹는다”며 난감해했다. 그 다음엔 자장면이었다. 무소속 강운태 의원은 “자장면 값이 얼마인 줄 아느냐”고 물었고 강 장관은 “4000원 정도 하는 것 아니냐”고 답변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상당히 후하게 말씀하신다. 3000원 하다가 최근 3500원 됐다”고 면박을 줬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나성린 의원은 “환율정책에 개입한 것은 성급했다”며 “경제성장률 수치를 높이기 위해 고환율 정책을 쓴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성식 의원도 “경기 도중 감독이 선수한테 사인을 보내 놓고 나몰라라 한다면 어느 선수가 감독을 믿겠느냐”며 “성장률만 해도 연구기관에서 4%대에 리포트를 냈는데 그것을 액션플랜에 6%로 제시하고, 7월에 와서 (전망치가) 다르면 (경제) 수장으로 적절치 않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새 정부 때 경제를 살리라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난 정부와 똑같이 4.7%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새 정부의 도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 최대한 노력해 6%로 올리겠다고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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