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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정연주 사장 거취 결론 못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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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KBS PD협회·기자협회 등 7개 직능단체 회원들이 ‘방송장악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사회장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

정연주 사장 진퇴와 관련해 큰 관심을 끌었던 KBS이사회가 23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으나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났다.

유재천 이사장은 “촛불시위대가 KBS 박만 이사를 한 시간여 감금하고, 회의장밖에서는 KBS 직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바람에 정상적인 회의 진행이 어려웠다”며 “공식 안건들은 상정하지도 못한 채 폐회했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정연주 사장 해임권고의결안은 오늘 안건도 아니었다”며 “단 신태섭 이사 해임과 관련해 이사회 차원에서 입장표명을 하자는 일부 이사의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결론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방통위로부터 KBS 이사 자격이 박탈된 신태섭 전 이사는 이날 오전 부산에서 올라와 회의장에 입장하려 했으나 이사회 사무국 직원들의 저지로 입장이 불허됐다. 신태섭 전 이사 후임으로 추천된 강성철 이사는 2시 20분부터 KBS에 들어와 회의에 무리없이 참석했다.

회의장 밖에서는 KBS PD협회, 기자협회, 경영인협회 등 7개 직능단체 30여 회원들이 “공영방송 개념부족 이사회를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KBS측은 회의 시작 1시간여 전부터 30여명의 청원경찰을 동원해 회의장 출입을 원천 봉쇄했고, 회의장 진입을 시도한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였다.

KBS 밖에서도 200여명의 촛불시위대와 50여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각각 시위를 벌였다. 이중 촛불시위대는 차량을 타고 KBS에 들어온 박만 이사를 강성철 이사로 오인해 차량 주위를 둘러싸고 차량을 파손하는 등 1시간여 박이사를 포위했다.

유 이사장은 “시위대는 박만 이사를 1시간여 포위하고 폭력에 가까운 행동을 했으며,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풀어주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폐회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KBS 지역 중계소 폐쇄 문제와 촛불 시위대의 KBS 전원 사용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었다.

글·사진=양성희·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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