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 국내 발생 AI, 포유동물도 감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는 포유동물이 감염될 수 있는 종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국내 AI 바이러스 샘플을 4월 말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보내 조사한 결과, 족제비·쥐 등 포유동물에서도 감염 반응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이 계통의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없어 인체 감염 가능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결과 통보서에서 “이 동물실험이 사람이라는 숙주의 특이한 요소까지 고려된 결과가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질병관리본부의 강춘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팀장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할 수 없어 가장 유사한 모델인 족제비를 대상으로 실험했다”며 “질병 발생 가능성은 병원체와 숙주 등 여러 요소가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인체 감염 가능성은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확인된 AI 바이러스는 H5N1형 가운데 ‘2.3.2’ 유형으로, 그간 국내에서 발견된 것과는 다른 종류다. 2006년에는 인체 감염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된 ‘2.2’유형이었다.

겨울에 발병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 봄에 발병해 전국으로 확산된 점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는 “동남아까지 내려가는 철새가 3~4월께 국내를 경유하면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중 방역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의 ‘AI 방역 개선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앞으로는 북쪽에서 내려온 철새가 국내에 머무르는 10~11월뿐 아니라 3~4월에도 철새와 텃새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AI 검사가 실시된다. 또 20마리 이상 오리를 사육하는 전국의 2300여 농가를 대상으로 분기별로 검사하고, 과거 발병 사례가 있었던 시·군에 예찰팀을 구성해 2주에 한 차례 이상 점검하게 된다. 가든형 식당에서 닭·오리를 직접 도축해 식재료로 쓰는 것도 유예기간을 둔 뒤 금지할 계획이다.

올 4월 전북 김제를 시작으로 번지기 시작한 AI는 11개 시·도, 19개 시·군·구에서 모두 33건이 발생했다. 방역 과정에서 닭·오리 846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살처분을 한 지 3개월이 경과된 시점인 다음달 15일 국제수역사무국(OIE)에 AI 청정국 회복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