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여·마천에 1만가구 뉴타운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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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970년대 도심 철거민이 집단 이주해 오면서 형성된 송파구 거여·마천지구(조감도)는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꼽혀 왔다. 지금도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는 집들이 남아 있을 정도다. 이곳이 2016년까지 1만767가구, 인구 3만1000여 명이 들어서는 뉴타운으로 모습을 바꾼다.

서울시는 송파구 거여동 일대 73만8426㎡에 용적률 230~250%를 적용, 4~35층 아파트와 연립주택, 테라스하우스 등 총 9472가구를 새로 짓는 내용의 ‘거여·마천 재정비촉진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지역 내 1295가구는 존치지구에 포함돼 개발에서 제외된다. 2005년 12월 지정·고시된 3차 뉴타운 11곳 가운데 7번째로 결정된 재정비촉진계획이다.

◇친환경 ‘그린 도시’ 목표=서울시는 거여·마천뉴타운에 천마산~성내천~청량산을 잇는 녹지·수경 축을 구축해 이곳을 건강·친환경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뉴타운 내 1.7㎞ 길이의 성내천 복개도로를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고, 현재 2곳뿐인 공원을 성내천 주변 중심으로 14곳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성내천을 따라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남한산성 등산로와 연결되는 산책로를 조성해 건강 뉴타운 이미지도 강조할 계획이다.

또 인근에 조성될 송파신도시(678만㎡·4만9000가구)와 연계한 열병합 집단 에너지시스템이 갖춰지며, 쓰레기 자동 배송시스템도 도입돼 쓰레기차가 단지 내에 들어서지 않는 뉴타운으로 조성된다. 쓰레기 자동 배송시스템은 서울에서 최초로 은평뉴타운에 도입돼 운영 중이다. 송파신도시에서 시작해 뉴타운 내 마천역으로 이어질 5㎞ 길이의 노면 전철(경전철의 일종)도 환승 체계가 구축돼 주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돕는다.

이 밖에 언덕으로 이뤄진 지역에는 4층 이하 테라스하우스와 연립주택이 들어서고, 아파트도 성내천변에 가까울수록 층수를 낮게 해 조망축과 바람길을 확보하는 등 자연 경관과의 조화를 꾀한다.

◇원주민 재정착률 올리기=기존 뉴타운이나 재개발 사업의 경우 원주민 재정착률이 20%에도 못 미쳐 원주민 주거개선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시는 거여·마천지구의 1인 세입자 비율이 전체 거주자의 25%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 ‘부분임대아파트’ 458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부분임대아파트는 한 아파트 내에 분리된 현관·부엌·화장실을 갖춘 독립된 주거 공간을 갖추는 형태. 원룸이 하나 딸린 아파트로 보면 된다. 시는 이를 이용해 저소득 1인 세입자의 거주지를 확보하고, 전·월세를 주수입원으로 하는 노령 세대의 소득도 보전해줘 재정착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전체 공급 가구 중 1720가구는 임대주택으로 건립된다.

서울시 전상훈 뉴타운기획관은 “거여·마천뉴타운은 다른 곳과 달리 85㎡ 이하 주택 비율이 높고, 부분임대아파트 등도 도입돼 원주민 재정착률이 40%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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