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연축 간질 치료법-갑자기 온몸 움츠리면 일단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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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아이가 갑자기 온몸을 움츠려요.처음엔 단순히 뭔가에 놀랐나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하루에도 몇번씩 놀라는 것 같아 데려왔어요.』 한달전부터 시작된 이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는 6개월 남자아이의 병명은 영아연축이란 간질이다.주로 백일~첫돌전 아이들에게 발생하며 발생빈도는 출생아 3천명당 1명꼴.문제는 이 병이 흔하지는 않지만 방치될 경우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이 다.따라서 반드시 조기진단.치료가 필요한데 초기의 발작형태가 일반인이 생각하는 간질과 전혀 달라 지나치기가 쉽다.
발작 형태는 급작스런 머리-몸-팔다리에 일어나는 수축인데 외형으로 보기에 마치 무엇엔가 놀라서 몸을 웅크리는 것 같은 동작으로 착각하기 쉽다.
상체를 앞으로 숙여 인사를 하는 것같다고 해서 살람(salaam:이슬람교도간의 인사)발작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팔다리를 뒤로 젖히는 형태의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같은 발작은 일단 시작하면 서너번을 계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하루 한두번에서 많게는 1백번이상 하는 환자도 있다.
발작은 주로 잠에서 깨어난 직후에 많이 나타나며 발작 전후에는 울거나,웃거나,숨결이 거칠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원인은 뇌손상.뇌기형.태아때 감염 등 매우 다양하며 원인에따라 환자의 예후(豫後)도 다르다.따라서 조기치료만이 발작을 조절해 가중되는 뇌손상을 막을 수 있다.
조기발견을 위한 방법은 뇌파검사.뚜렷한 원인이 없으면 뇌기형등의 이상이 있는 아이보다 치료도 잘되고 예후도 좋아 정신박약등을 막을 수 있다.
치료는 대개 ACTH라는 호르몬 주사를 일정기간 맞고 이후 환자 상태에 따라 간질약을 복용하는 것.호르몬 주사만으로도 대부분 발작이 조절되며 최근에는 뇌의 일정한 부위가 이 병의 원인으로 판정돼 심한 경우 뇌수술을 하기도 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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