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절정 롯데 올스타 몰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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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2008 올스타 베스트 10’에서 무려 아홉 자리를 휩쓸었다. 정수근(전 롯데)의 음주 폭력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롯데는 자신들이 속한 동군의 전 포지션을 석권할 뻔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올스타 팬 투표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인기 구단 롯데는 사상 최초로 ‘한 구단 베스트10 석권’이라는 대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2003년 삼성 라이온즈가 2루수 부문을 제외한 9명이 1위로 선정된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롯데 팬들의 열화같은 성원 덕분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올스타전은 다음달 3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다.

◇싹쓸이 팬 투표 논란=사상 처음으로 100만 표(120만4398표)를 넘어선 올스타 팬 투표는 그 열기 못지않게 문제점 또한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올스타는 말 그대로 ‘별 중의 별’이다. 포지션별로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선수여야 하지만 실력 또한 뒷받침돼야 한다. 동군 지명타자와 1루수에는 롯데의 마해영과 박현승이 나란히 뽑혔다.

그러나 이들을 올스타로 대접하기엔 뒷맛이 쓰다. 마해영은 한 달 넘게 2군에 있으며 아홉 경기에서 타율 2할1푼9리를 기록하고 있다. 슬러거의 대명사 자리인 1루수에서 1위를 한 박현승은 올 시즌 2할2푼3리 1홈런이다. 롯데 팬도 납득하기 어려운 선정 결과다. 올스타 투표는 5월 27일부터 7월 20일까지 전국 야구장과 인터넷 포털(네이버), 삼성전자 매장과 모바일 투표 등을 통해 이뤄졌다. 이 중 현장 표는 채 10만 표도 되지 않아 온라인 표심이 올스타 선정을 좌우했다는 평가다. 야구계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들어 오프라인 현장 투표 반영률을 대폭 올리는 등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이상일 KBO 총괄본부장은 “2003년 삼성이 올스타 9명을 배출할 때는 올해처럼 몰표가 나오지 않았다”며 온라인 투표 위주 방식에 문제점이 있음을 분명히했다. 메이저리그 역시 온라인 투표와 야구장 투표가 병행 된다. 그러나 올해 한국 야구처럼 특정 팀 독식의 폐단은 거의 없다.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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