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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싸나이’ 가르시아, 팬들 사랑도 화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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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프로야구 롯데의 외국인 선수 가르시아(33)의 인기가 상한가다. 올스타전 투표에서 67만8000여 표를 획득, 국내외 선수 통틀어 역대 최다 득표의 주인공이 됐다. 외국인 선수가 올스타전 최다 득표를 기록한 것도 그가 처음이다.

가르시아의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그의 이름을 딴 응원가 ‘가르시아 송’까지 나왔다. 올 시즌 야구장 최고 히트곡이다. 가르시아가 타석에 들어서면 롯데 팬들은 분주해진다. 응원단장 조지훈씨의 손높이에 따라 음계(도→미→솔→도)를 높여가며 “가~가~가~가~. 가~르시아, 가르시아, 가르시아”를 목청껏 부른다. 가르시아가 워낙 초구를 좋아해 노래가 끝맺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올 시즌 롯데 팬들은 가르시아 송을 부르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헨델의 메시아 클라이맥스 부분을 개사한 가르시아 송은 조씨의 작품. 지난해 응원가를 만들었지만 한국 선수들의 이름이 세 글자인 탓에 주인공을 찾지 못하다가 올 시즌 가르시아가 롯데 유니폼을 입으면서 드디어 임자를 만난 것이다. 팀이 아닌 선수 개인의 이름을 딴 응원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펠릭스 호세(전 롯데)조차 그의 이름을 딴 응원가는 갖지 못했다. 가르시아는 “가르시아 송이 나오면 꼭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팬들의 사랑에 고마워했다.

가르시아가 롯데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건 그의 야구 스타일 덕분이기도 하다. 올 시즌 가르시아는 타율 0.248(307타수 76안타)에 21홈런 67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다지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가르시아의 화끈한 야구 스타일은 부산의 정서와 딱 맞아떨어졌다.

호쾌한 홈런뿐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는 타구가 나오면 자신의 방망이를 부러뜨리는 다혈질 카리스마, 평범한 땅볼 타구에도 1루까지 전력 질주,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하는 그의 열정에 부산 팬들은 빠져들었다.

가르시아의 허슬 플레이와 특급 송구 능력은 홈런만을 터뜨리는 외국인 타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려 놓았다. 특히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메이저리그급 송구는 그동안 국내 무대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었다. 그의 ‘빨랫줄 송구’로 ‘우익수 앞 땅볼’ 아웃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르시아의 매너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4월 부산에서 열린 경기 도중 술에 취한 관중이 담을 넘어 그라운드로 내려오자 달래서 밖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그의 성숙한 매너에 팬들은 ‘매너 가르시아’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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