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 환심 부모표 기대-金배지 후보들 동심사기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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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민회의 이윤수(李允洙.성남수정)의원은 지역구에 내려가기 전에 꼭 들르는 곳이 있다.은행이다.1천원짜리 새돈을 잔뜩 바꾸기 위해서다.
동네에서 만나는 아이들마다 『사탕 사 먹으라』며 1천원짜리를손에 쥐어준다.1천원에 불과하지만 옆에 있는 아이 어머니에게는몇십만원이상 받은 효과를 낸다.
『어린이에게 투자하면 부모에게서 표가 나온다』는 전략이다.돈은 적게 들어도 효과는 엄청나다.
『아무리 봐도 못생기고 지저분해도 자식 칭찬해 싫어하는 부모는 없습니다.』30년이상을 정치판에서 보낸 야당의 L씨는 유권자집을 방문해 아이부터 안아주고,칭찬하는게 선거 상식이라고 말했다. 지난달말 서울 강남 시립청소년회관에 무소속 홍사덕(洪思德)의원이 나타났다.음악발표회가 시작되기 전 단상에 오른 洪의원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다.
洪의원은 발표회장 뒤편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앉아 있는 학부모들을 쳐다본다.자기 자랑 몇번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크다. 洪의원은 또 몇년전부터 방학때마다 초.중.고교생들을 위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고민을 상담하고 컴퓨터를 원하는 학생에겐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알선도 해준다.지금 주부운동원 상당수는그 학생들의 어머니다.
서울구로을 신한국당 이신행(李信行)위원장도 93년부터 지역내학교 도서관에 난방장치를 제공하고 장서를 구입해준 덕을 톡톡히보고 있다.당시 중.고교생들이 지금은 『그때 정말 고마웠다』며자원봉사까지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청주상당구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의원은 14대 전국구의원으로 있으며 50차례에 걸쳐 초등학생 3천여명을 국회의사당에 초청한 효과를 이번 지구당 개편대회를 통해 확인했다.具의원은 갑작스럽게 지역구출마가 결정돼 처음에는 난감했다.
그런데 지역내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具씨 아저씨를 도와주라」고 협박(?)한다』며 상당한 지원을 해준 것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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