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모델들 점차 활성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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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내에서도 얼굴없는 「부분」모델시장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부분모델은 손이나 다리.머리카락.눈.입술 등 신체의 특정부위만 나오는 모델.외국에서는 진작 활성화된 상태나 국내에서는7~8년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최근들어 자주 동 원되고 있다.
이들 부분모델의 모델료는 20만~60만원이 고작이다.어쩌다 2백만~3백만원을 받기도 하지만 극히 드물다.정식모델이 수천만~수억원을 받는 것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수준에 불과하다.대신 이들은 겹치기 출연이 가능해 수입은 그런대로 짭짤한 편이다. 광고주로서도 비용부담이 적은 부분모델을 선호해 모델라인.모델콤.7월기획.모델Q.여인방.PMC등 모델 에이전시에는 부분모델을 찾는 요청이 몰리고 있다.부분모델들은 대부분 모델 전문양성기관을 나와 패션모델로 활동하면서 그때그때 신청이 들어오면 「부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독특한 부분모델로는 목소리를 빌려주는 권희덕씨가 꼽힌다.권씨는 삼성세탁기 광고에서 탤런트 최진실이 나와 『남자는 여자하기나름』이라며 톡톡 튀는 장면의 실제 목소리 주인공이다.권씨는 최진실이 출연하는 대부분의 CF에서 목소리를 대 신해주는 「분신」으로 통하는데 현재 음성전문회사인 서울사운드디자인 대표를 맡고 있다.
부분모델이 가장 흔한 경우는 손 모델이다.제일제당 세제류 참그린 광고에는 탤런트 정애리가 나오지만 손을 부각시키는 장면에서는 차미숙씨의 손으로 잽싸게 바뀐다.모델경력 8년째인 차씨는패션모델로 활약하다 유난히 길고 흰 손이 눈에 띄어 손 부분모델로 발탁됐다.모델료는 CF 한편에 30만~50만원 수준이다.
제일제당 백설표 참기름 광고에 나오는 탤런트 김혜자는 김경화씨의 손을 빌렸고 리바트가구 광고에는 최혜경씨의 손이 모델 노릇을 대신해주고 있다.최씨의 손은 삼성그린컴퓨터.농협김치.LG액상세제.알로에마인 광고에도 선보였다.최씨의 모델 료는 한편에30만~40만원.
냉장고 문을 열거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린다든지 티슈를 뽑는 장면이 클로즈업되는 순간에도 부분모델의 손은 어김없이 등장하고주방용 세제를 사용하는 최명길의 손도 자신의 것이 아니다.
쭉쭉 뻗은 다리를 자랑하는 다리모델도 각광받는다.비너스 스타킹이나 금강제화 비제바노의 데땅뜨와 미스미스터 구두광고에 등장하는 다리는 박수민씨의 것이다.박씨는 또 에스콰이아 레스모아 광고에도 다리를 선보이고 40만원의 모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탤런트 이승연이 수억원을 받고 모델로 나온 슈발리에 광고에서 구두를 신고 걷다 뒤로 획 도는 장면의 늘씬한 다리의 주인공은 임진숙씨다.모델료는 50만~60만원.메이폴.삼성마이컴퓨터.에스콰이아.영에이지 광고에는 한은산씨의 다리가 모 습을 드러낸다.
제일제당의 슈슈샴푸 광고에는 탤런트 신애라가 모델로 나와 윤기나는 머릿결을 뽐낸다.하지만 그 머릿결은 모발모델인 박진심씨의 것이다.박씨는 트리시스.선실크를 비롯한 10여개 샴푸광고에서 물결치듯 부드럽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박씨는 CF 1회 출연에 1백50만~2백만원을 받고 있다.
여성용 청결세제인 피죤 마프러스 광고에는 등이 예쁘기로 소문난 진희경씨의 등 모습이 등장한다.라면이나 과자 광고에 가끔 등장하는 강은선씨는 눈을 빌려주는 모델로도 유명하다.이밖에 다이어트제품이나 화장품 광고에 나오는 몸매모델,치약 광고의 치아모델,속옷광고의 가슴모델,루주제품의 입술모델처럼 신체의 특정부위만 빌려주는 부분모델들도 20만~40만원의 모델료를 받고 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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