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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중국의 전 종목 석권’ 저지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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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중국으로서는 홈이라는 게 이점도 있지만 부담도 크다. 꼭 우승해 탁구대 위에 올라가 태극기를 흔들겠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탁구 남자단식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유승민(삼성생명·세계 8위)의 각오다. 탁구는 중국의 국기(國技)나 다름없다. 중국은 ‘안방 올림픽’에서 ‘전 종목 석권’이 목표다. 탁구에 걸린 금메달은 모두 4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이다. 이번 대회에는 복식이 폐지되고 대신 중국에 유리한 단체전이 신설됐다. 중국의 ‘싹쓸이’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중국은 올림픽에서 한국 탁구에 여러 번 당했고, 이 점이 변수다.

◇유승민의 2연패 도전=유승민은 “이번 올림픽은 2004년 아테네 때와 느낌이 비슷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4년 전 유승민은 올림픽을 몇 개월 앞둔 2004년 5월 이집트 오픈에서 우승했다. 올해도 4월 칠레 오픈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탔다.

유승민은 “서로의 장단점은 잘 알고 있다. 경기에서 누가 더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실수를 줄이는지가 관건”이라며 “선제 공격 기회를 잡는다면 어느 누구라도 해 볼 만하다. 우승한 뒤 중국인들이 보란 듯 탁구대 위에 올라가 태극기를 휘날리겠다”고 말했다. 유승민은 단점으로 꼽히는 백사이드 공격 등을 가다듬는 중이다. 단체전에는 유승민 외에 오상은(KT&G·15위), 윤재형(상무·25위)이 출전한다.

최근 절정의 커트 감각을 자랑하는 여자대표팀의 김경아(대한항공·11위), 박미영(삼성생명·21위)은 수비탁구의 진수를 보여 주겠다는 각오다. 중국에서 귀화한 당예서(대한항공·26위)도 약점인 포핸드 공격을 보완하며 ‘코리안 메달 드림’을 키워 가고 있다.

◇높고도 긴 만리장성=중국 탁구는 총연장 2700㎞에 달하는 만리장성 같아 넘보기 힘들다. 남녀 세계랭킹 1~4위가 모두 중국 선수다. 중국은 국가별로 남녀 쿼터가 3명뿐인 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중국탁구협회는 고심한 끝에 3위 마롱을 빼고 대신 경험이 풍부한 4위 왕리친을 대표로 선발했다. 중국 에이스 왕하오(세계 1위)는 6세 때 탁구를 시작했고 1996년 마린(2위)이 알린 이면타법을 완성시킨 주인공이다.

여자도 비슷하다. 세계 1위 장이닝과 2위 궈예, 5위인 2000년 시드니 2관왕 왕난을 대표로 선발했다. ‘제2의 덩야핑’으로 불리는 장이닝은 5세 때부터 라켓을 잡았다. 장이닝은 92년 바르셀로나, 96년 애틀랜타를 석권했던 덩야핑처럼 올림픽 2회 연속 2관왕을 노린다. 시드니 2관왕에 이어 아테네 여자복식에서 우승한 왕난은 3회 연속 금메달 도전이다.

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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