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이름을 지명으로 … 미국서 잇따라 정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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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에서 유력 언론인의 이름을 딴 지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다.

미 하원이 15일(현지시간) 뉴욕~버펄로 고속도로인 ‘유에스 루트 20A’의 일부 구간을 ‘티모시 러서트 고속도로’로 바꾸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다. 법안은 이미 상원에서 통과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서명만 하면 발효된다. 그의 이름이 붙여진 도로는 러서트가 응원했던 미국 풋볼리그(NFL) 소속 버펄로 빌스의 홈 경기장 랠프 윌슨 스타디움 인근이다.

러서트는 미 NBC방송의 시사 대담프로인 ‘언론과의 만남(Meet the Press)’을 16년간 진행한 정치 전문기자로 지난 5월 58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민주당 성향이면서도 보도하는 정치인들을 매우 중립적이고 공정한 태도로 대해 공화당·민주당 정치인들로부터 모두 존경을 받았다. 그의 장례식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 등 워싱턴 정가의 거물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미 신문과 방송도 특집을 편성해 그의 생애를 조명할 정도였다.

또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8일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선셋대로와 카후엔가대로의 교차로를 ‘래리 킹 광장’이라고 이름 지었다. CNN방송의 라이브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를 22년째 진행하고 있는 킹(74)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다. 이 광장은 토크쇼를 녹화하는 CNN의 LA지국과 가깝다.

미국에서는 언론인 이름을 따서 지명을 짓는 경우가 적지 않다.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사인 뉴욕트리뷴을 창간해 편집인으로 활동한 호레이스 그릴리는 미 전역에 이름을 남겼다. 펜실베이니아·콜로라도·텍사스·캔자스·네브래스카주 등에는 그릴리라는 도시나 카운티가 있다. 맨해튼의 헤럴드 광장에는 그의 동상이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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