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가고 실물시대 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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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요즘 같은 때가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좋은 기회다.”

일본 가치투자의 대가인 사와카미투자신탁의 사와카미 아쓰토(사진) 사장은 17일 금융 위기로 모두가 어렵다고 하지만 가치주에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의 초청으로 방한한 사와카미 사장은 이날 한국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그는 1999년 487명의 개인 고객으로부터 모은 167억원의 운용자금으로 사와카미 투신을 설립해 지금은 고객 12만 명에, 운용자산 2조4000억원 규모로 키워낸 인물이다. 기관 자금은 받지 않고, 펀드 판매도 은행이나 증권을 통하지 않고 직접 개인에게 파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 경제가 좋지 않아 투자하기에 어렵다.

“지난 30년은 금융의 시대였다. 모든 것을 증권화하고 거기에 투자했으나 이젠 한계에 왔다. 우린 그런 것엔 관심이 없다. 그래서 타격도 없다. 앞으로 금융의 시대가 가고 에너지·식량·공장 같은 실물의 시대가 다시 올 것이다.”

-실물의 시대에는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1980년대 이후 미국은 연평균 14~16% 성장했다. 기관이나 개인이나 시대의 흐름에 묻어 가면 대충 성장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2~5%대로 뚝 떨어졌다. 이런 때는 좋은 기업을 잘 골라내는 리서치 능력이 중요하다. 소비자의 수요가 지속될 업종이나 종목을 선택하되 자국의 소비자보다는 세계적인 소비 패턴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 투자자는 투자하기 더 어려워지는 것인가.

“금융의 시대에는 금융공학과 통계·인덱스가 지배했기 때문에 개인은 좋은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실물의 시대에는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개인이 더 유리해질 것이다. 소비자에게 장기적으로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기업 주식을 사서 장기 투자하면 된다.”

-이머징 마켓 투자는 바람직한가.

“신흥시장 증시를 움직이는 돈은 대부분 기관투자가에서 나온다. 이들은 오를 땐 계속 사고, 내릴 땐 한꺼번에 팔기 때문에 시장을 급등락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신흥시장 사정도 그렇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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