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기업들 인구 감소 인한 고령화, 시장 축소 20년 전부터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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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인구 감소는 위기이자 기회'.

2006년 정점을 지나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일본에서 기업들이 하나둘씩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제 주간지 니케이(日經) 비즈니스 최근호는 '인구 감소 시대에 승리하는 기업'이라는 제목으로 일본 기업들의 최근 추세를 소개했다.

니케이 비즈니스는 "앞으로 인구 감소를 미리 예측해 필사적으로 생존전략을 찾은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준비 없으면 망한다=취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일본의 초등학생용 책가방 시장은 급속히 위축되고 파산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1위 교와(協和)는 인구 감소를 사전에 예측하고, 가방 값을 낮추는 대신 수제 고급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였다. 납치를 막기 위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가방에 붙인 아이디어 상품도 개발했다.

기저귀 등 유아용품을 만드는 유니참은 1985년부터 애완동물용품 자회사를 만들었다. 지난해 일본의 신생아는 111만 명이었지만 늘어난 애완용 개.고양이는 259만 마리에 달하는 데 착안한 사업이다. 외식업체 와타미(和民)는 최근 두터운 고객층을 기반으로 노인요양(개호), 유기농산물 생산, 학원 등 신규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인재 구하기가 최우선=인구 감소 시대에는 인재 구하기도 '전쟁'이다. 이에 따라 애인끼리 함께 오라고 '커플용 원룸 제공'을 내거는 업체까지 등장하고 있다. 도요타는 "젊고, 건강하고,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몇 명이든 상관없이 모두 뽑아오라"는 명령과 함께 80명으로 구성된 인재 채용팀을 가동해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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