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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집권 사회당 13년牙城 몰락 눈앞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다음달 3일로 다가온 스페인 총선은 13년 동안 집권해 온 좌파 사회당(PSOE)이 몰락하고 우파 국민당(PP)이 승리하는 것으로 굳어질 형세다.
유럽의회.시의회.광역의회 등 최근 2년간의 선거에서 집권 사회당은 번번이 참패했으며 이번 총선거를 앞두고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같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국민당은 전체 의석 3백50석중 단독 정부 구성에필요한 절대과반수를 무난히 획득,펠리페 곤살레스(53)총리를 밀어내고 호세 마리아 아즈나르(43) 국민당 당수를 새 총리로등장시킬 전망이다.
스페인 총선은 50개 선거구로 나눠 인구비례에 따라 의석을 정한 뒤 정당의 후보명단을 놓고 투표,각 정당이 얻은 표만큼 의석을 나눠갖는 독특한 비례대표제다.
후보 개인의 인물보다는 정당,그 정당보다는 당수의 얼굴을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따라서 개인적 인기도만 놓고 보면 곤살레스가 아즈나르에 결코뒤지지 않는데다 집권당의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국민당을따돌려야 한다.
그런데도 사회당의 패색은 짙어지고만 있다.정부와 사회당의 부정부패,높은 실업률,테러공포로 이어지는 치안불안과 서유럽 전반에 번지는「사회주의 퇴조」란 벽을 넘지못할 전망이다.
스페인국립은행 총재가 은행금고의 돈을 갖고 도주하는가하면 경찰총수가 수백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권력을 이용한 탈세,회계부정 등이 최근까지 꼬리를 물어 국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한 상태다.
그러나 이같은 국민들의 실망과 변화에 대한 욕구가 국민당에 대한「몰표」로 연결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스페인사회주의노동자당(약칭 사회당):74년 현 곤살레스 총리가 결성.온건 사회주의.82년 마르크스노선을 포기하고 총선에서 압승한 뒤 지금까지 집권.현재 전체 의석 3백50석중 1백59석. ▶국민당:90년 아즈나르가 결성.우파성향이 강하나 중도노선 천명.93년 총선에서 1백41석을 획득해 강력한 제1야당으로 부상.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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