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 휴대인터넷 사업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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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 오정택.권순엽 하나로텔레콤 부사장(왼쪽부터)이 25일 서울 광화문 정통부 기자실에서 휴대인터넷 사업 철회를 발표하고 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신인섭 기자]

하나로텔레콤이 25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휴대인터넷(Wibro.와이브로) 사업권을 정부에 자진 반납키로 결정했다.

정보통신부가 선정한 기간통신사업자가 통신 서비스 사업권을 스스로 철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해온 IT839전략 추진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IT839전략은 20개의 정보기술(IT) 서비스와 기반 시설, 신성장 동력으로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돌파한다는 정부의 전략으로, 휴대인터넷은 이중 가장 중요한 서비스로 간주됐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1월 말 KT.SK텔레콤과 함께 휴대인터넷 예비 사업자로 선정됐고, 29일까지 1170억원의 주파수 사용료를 납부한 후 사업허가서를 받을 계획이었다.

이 회사 권순엽 부사장은 이날 정보통신부에서 기자회견를 열고 "회사의 주력인 초고속 인터넷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적인 통신망을 갖추고 있는 파워콤이 오는 7월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진출하는 등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점도 휴대인터넷 사업포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하나로텔레콤이 사업을 포기했다고 해서 당장 휴대인터넷 사업자를 추가로 선정하지는 않겠다"며 "하나로의 사업권 철회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시장을 연구하고 있는 동원증권의 양종인 애널리스트는 "하나로텔레콤은 두루넷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을 안고 있어 휴대인터넷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이사회 결정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나로텔레콤의 주가는 지난주 금요일보다 7.4% 가량 올랐다.

이희성 기자 <buddy@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휴대인터넷=이동하면서 노트북.개인휴대단말기(PDA).차량용 수신기 등을 이용해 무선으로 언제 어디서나 초고속 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 시속 60㎞ 이내로 이동하면서 초속 1메가 비트의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에 수도권에서 첫 상용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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