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 기아자동차의 우승-체력열세 머리로 극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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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기아자동차의 우승은 힘의 열세를 기술로 극복한 결과이자 코칭스태프의 「도박」에 가까운 전략이 거둔 개가다.
연세대.고려대.상무에 패한 후 체력이 급강하하자 기아의 최인선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과감히 포기,선수들의 부담을 줄였다.
리그 막판에 순위선택이 가능해지자 기업은행.중앙대에 「고의성」패배를 당하면서 8승5패로 5위시드를 선택해 가장 난적으로 꼽히는 고려대를 준결승 파트너로 골랐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후부터 허재.강동희.김유택.김영만등 일당백의 슈퍼스타들에게 역할을 분담시켜 체력부담을 줄이면서 능률을극대화했다.
기아의 코칭스태프는 SBS와의 8강전을 허재의 개인기로 돌파한후 김유택.한기범에게 「옥쇄」를 요구,고려대의 현주엽.전희철을 봉쇄하면서 정상진격의 최대관문이었던 준결승을 2승1패로 통과했다. 기아는 상무와의 결승전에서 센터진의 극적인 부활과 허재의 완숙한 테크닉,새로운 주포 김영만의 폭발로 이어져 의외의3연승을 끌어냈다.
기아는 95~96시즌을 앞두고 예년에 비해 훈련량이 절대부족했고 팀의 간판인 허재가 NBA와 대만프로리그의 집요한 스카우트 공세에 시달리면서도 통산 일곱번째,그리고 2년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3연속 우승까지 가능할지는 미지수.한기범.김유택 등 기아의 포스트는 올시즌에 이미 체력의 한계를 드러냈고 이들을 뒷받침할 대체요원이 없다.강동희.허재가 내년에도 올시즌만큼 집중력과 희생정신을 보여줄지도 의심스럽다.
기아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 해도 강력한 라인업을 갖춘 고려대.연세대와 상무,전성기를 향해 치닫는 SBS등의 맹렬한 추격을 받아야 한다.프로농구가 조기출범,96~97시즌부터 리그가 시작될 경우도 파워농구의 큰 물결은 기아의 정 상레이스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한편 기아는 올시즌 우승의 주역들에게 파격적인 우승보너스를 지급한다.
김유택.한기범.허재.강동희에게는 각각 2천만원,김영만.이훈재.조현일에게는 1천5백만원을 지급하며 이밖의 선수들에게는 입사연도에 따라 5백만~1천만원을 지급하게 된다.따라서 보너스 총액은 1억5천만~1억7천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 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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