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정보분석서 정책건의까지-3金 숨은실세정보참모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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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의 일과엔 공통점이 있다.매일 아침 각자 책상위에 놓인 한건의 「대외비」 문서를 집어드는 일이다.청와대.여의도.마포에서 3金의 책상위에 놓이는 이 문서는 ■ 선(비線)참모들이 작성한 것이다.바로 3金간의 정보전을 치르는 「친위부대」들의 보고서다.
이들은 밤에 일한다.밤을 새워 신문.방송내용을 분석하고 정치권 주변정보들을 취합,정리하는 동시에 대책을 마련한다.그리고는그 내용을 몇장의 보고서에 요약해 보스의 책상에 올려놓는다.이보고서들은 3金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그런 점에서 이들은 숨은 실세다.
金대통령의 경우 참모기능은 다원화된 상태다.그럼에도 金대통령의 하루는 이른바 「언론대책반」으로 불렸던 이들의 보고서로 시작된다.이 대책반이 신임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여권안의 다른어느 조직으로부터도 독립됐기 때문이다.
여론분석과 각종 정책건의도 올리고 최근에는 여권의 외부인사 영입과 공천작업 등에까지 아이디어를 제공해왔다고 하나 그 내용은 아무도 모른다.대통령이 수용하면 현실로 나타나고 아니면 없었던 것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이 언론대책반 책임 자는 이원종(李源宗)청와대정무수석이다.지난 74년 상도동에 입문한 그는 20여년간 YS의 대(對)언론창구를 맡아왔다.언론대책반에는 학생운동 경력자들도 다수다.현장팀장으로 3년간 활약한 사람이 연세대 학생회장출신으로 최근 신한국당 서 울서대문을 공천을 받은이성헌(李性憲)전청와대비서관이다.
이밖에 운동권출신등 30대가 주축이다.
정가에선 현 정부의 과거 청산작업을 이들의 작품으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현재 이 언론대책반은 공보처소속 전문위원으로 임명돼 반공개화됐다.
국민회의에도 YS 언론대책반을 본뜬 비선참모조직이 존재한다.
이 조직은 김대중총재의 정계복귀이후 국민회의 창당과 함께 발족된 기획조정실안에 별도 팀으로 구성돼 있다.당내 정보를 최종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 건의를 통해 金총 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金대통령의 언론대책반과 흡사한 기능을 가진다.
야당의「책사(策士)」문희상(文喜相)기획조정실장이 이 팀을 지휘하고 있다.文실장과 함께 金총재의 공보비서를 맡았던 학생운동출신 30대의 이용희(李鏞凞)부실장이 활동중이다.여기에 10명의 실무진이 분야별로 정보수집과 분석기능을 맡고 있다.최근 이들중 일부는 이해찬(李海瓚)단장의 총선기획단으로 편입돼 일하고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말 비자금 사건등 정국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을때 이 팀은 매일매일의 상황을 보고서로 작성해 金총재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자민련에서 요즘 수행비서를 제외하고 김종필총재를 하루도 빠짐없이 독대하는 사람이 안성열(安聖悅)정세 판단실장이다.당초 자민련의 정세판단실은 구색 갖추기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말박철언(朴哲彦)부총재가 「정세판단기능의 중요성」을 金총재에게 건의한 후 일약 당의 핵심기구로 부상했다.
대변인을 지낸 安실장 밑으로 1명의 상근연구위원과 비상근위원6명으로 조직돼 있다.金총재가 정세판단실의 보고에 대해 갖는 신뢰감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한다.지난 16일 5.18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때 정세판단실은 『9 명의 재판관중5명이 위헌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는 점을 집중 홍보해야한다』는 보고를 제출,대변인 논평에 반영시키기도 했다.
다른 3당의 수구공세에 「원조 보수」「젊은 보수」라는 논리를개발한 곳도 이곳이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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