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합당 연상되는 이명박+박근혜+이회창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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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조간 신문을 펼쳐 든 사람들 가운데 ‘허~억’ 하는 느낌을 받은 이가 꽤 있었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친박연대’당을 포함해 무소속 의원을 받아들여 곧 182석이 될 것이란 뉴스였다. 제1당의 182 의석수는 민주화 20여 년 역사에서 가장 압도적인 숫자에 해당한다. 선거에 의한 제1당 의석 수는 125석(1988년·13대·민정당)→149석(92년·민자당)→139석(96년·신한국당)→133석(2000년·한나라당)→152석(2004년·열린우리당)→153석(2008년·한나라당)이었다. 한나라당 지지 여부를 떠나 182석에 많은 사람이 놀란 것은 이 숫자의 압도성 때문이다. 182석은 차라리 90년 노태우+김영삼+김종필 정치세력이 감행했던 3당 합당 때 216석을 연상시킨다.

지금의 182석과 3당 합당 때 216석은 원인과 경로가 다르다. 3당 합당은 선거 민심을 거스르는 이른바 ‘1노2김’ 세력의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란 점에서 친박근혜 세력의 복당으로 벌어지는 지금 상황과 단순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집권당의 덩치가 워낙 커져 ‘공룡 여당’이 탄생했다는 점은 같다.

공룡 여당은 두 가지 걱정을 던진다. 첫째는 ‘의회 내 1당 독재’의 가능성이고 둘째는 ‘자멸에 의한 정치불안’의 가능성이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보듯 첫째 가능성은 사나운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둘째 가능성은 뇌는 작고 몸집이 커 자기 컨트롤이 어려웠다는 브론토사우루스 멸종 가설과 일맥상통한다.

의석 수 18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선택도 중요하다. 선진당은 현재 20석으로 돼 있는 국회교섭단체 기준 의석을 15석으로 내리는 국회법 개정안을 냈는데 한나라당이 도와줄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299 의석의 한국 국회는 200석에 이르는 이명박+박근혜+이회창 보수세력의 압도적 지배 하에 놓이는 셈이다. 마음만 먹으면 이+박+이 세력은 개헌도 할 수 있다. 물론 숫자가 많다고 악은 아닐 것이다. 국정을 한때 무력화시켰던 촛불정국을 수습하고 정치 안정을 이루는 데 3대 보수세력의 협력이 절실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좋은 정치를 할지, 나쁜 정치를 할지는 결국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 이회창 총재 본인들한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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