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나친 환율 개입 길게 보면 효과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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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환율이 4일(거래일 기준) 연속 하락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원 떨어진 1002.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4일간 47.5원 급락하면서 올 4월 30일(1002.6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개장 초 6원 이상 하락해 990원대까지 떨어졌다. 전날 외환당국이 40억 달러어치를 시장에 판 데 이어 밤새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도 개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이 끝나갈쯤에도 외환당국의 추가 개입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자 하락폭은 줄어들었다.

환율이 워낙 빨리 떨어지자 외환당국의 지나친 개입을 우려하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이날 오후 외환당국이 달러를 더 팔지 않는다는 확신이 서자 환율 하락폭이 크게 줄었다”며 “앞으로도 개입만 없으면 언제든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당국이 돈을 쏟아부을 때만 약발이 통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외환보유액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환당국은 5월 이후 약 190억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았지만 효과는 그때뿐이었고, 환율은 이내 상승세로 반전되곤 했다.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환율이 또 오르면 외환당국이 다시 개입하겠지만 과연 언제까지 개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환율이 급하게 오를 때 외환당국은 구두 개입이나 실제 매매를 통해 상승세를 제어할 수 있다”며 “하지만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보면 개입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외환당국의 개입은 환율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지도 못한 채 외환보유액만 까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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