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高生 자원봉사 확산에 대한 올바른 활동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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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고생 자원봉사가 곧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온다.이제 3월초개학하면 전국 중.고등학생 수십만명이 자원봉사에 나설 전망이다. 그러나 대다수 학생들은 올해도 그저 교문을 나설 뿐 자원봉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전전긍긍해 할 것같다.바로 자원봉사의 참뜻과 프로그램을 「조직」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중.고생 자원봉사의 과정을 단계별로 소개한다.
무작정 서너명이 동사무소.경찰서등 관공서를 찾아 이곳 저곳을기웃거리는 사례가 많다.그러나 이는 잘못이다.
먼저 차분하게 자신들이 하고싶은 봉사 일거리를 생각하는게 좋다.만약 아무 일도 생각나지 않을때는 종이와 펜을 들고 한나절지역사회를 다녀보는 것이다.그리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자신들이 할만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모두 적어 보는 것이다.
불쌍한 노인도 눈에 띌 것이고 쓰레기도 보이고 잘못된 교통표지판도 보일 것이다.이후 시급한 일,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또 할 수 있는 일 등을 찾아 「우선순위」를 매긴다.그리고 그중 첫째.둘째등 중요 문제를 대상으로 분석을 시작한다.
그때서야 동사무소등 관내 전문가를 찾는 것이다.그리고 문제에대해 자세히 설명을 듣는 것이다.
이어 목표를 설정한다.만약 불우노인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말벗과 청소.음식을 해드리기로 했다면 그 활동을 얼마나 할 것인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노인 몇분을 한달에 몇번 방문할까,가서 몇시간이나 있을 것인가, 방문때마다 어 떤 음식을 마련할까.
셋째 단계는 「활동(대안)의 구상및 선택」이다.이는 봉사활동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 그 행동의 코스를 연구하는 것이다.
만약 독거노인 2명을 월 1회씩 방문하고 그때마다 음식을 해드린다면 어떻게 할까.노인집에서 식사를 해드릴까.집에서 음식을조리해 가져 갈까.또 그 음식비용은 어떻게 마련할까.이 비용과음식마련 과정에 부모님을 참여시키면 어떨까.각 종 대안(아이디어)을 구상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이상 모든 행동코스가 정해지면 「행동」을 하고 끝으로 「평가」 한다.이 행동과정에선 특히 언제까지 봉사를 하겠다는 확실한일정이 잡혀있어야 한다.무작정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평가」는 과연 목표가 달성되었나(노인들이 얼마나 기뻐했나),또 효율적인 활동이었나등을 검토하는 것이다.일단 정해진 일정이 끝나면 봉사결과를 비롯,처음부터의 과정을 모두 검토해보고 새롭게 접근해보는 것이다.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어느 것이든 이처럼 스스로 하고 조직적이어야 한다.그래야만 중도탈락을 막고 보람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학생 자원봉사를 조직하는데 교사와 학부모,지역사회 기관들의협력은 필수적이다.
교사나 기관은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과정,즉 준비-행동-평가의순환과정을 바로 학생들이 능동적.적극적으로 하도록 조심스레 도와주는 것이다.학생들 스스로 모르면 묻고,찾아가고,머리를 맞대고,아이디어를 찾고….한번 「신나게」 해보도록 돕는 것이다.이전과정을 「봉사시간」으로 계산함도 물론이다.
한 팀 프로그램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참여케 하는게 좋을까.이에대한 일정한 답은 없다.문제는 그들이 하고싶은 일과 목표.활동방법을 스스로 찾는등 자치적으로 하게 하는 것이다.
이창호 전문위원(자원봉사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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