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大戰>2.당락의 관건 사업계획서 작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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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번에 신규통신사업자로 선정될 업체(컨소시엄)는 30개다.예상경쟁률은 10대1,무려 3백개의 사업계획서가 심사대에 올라간다는 뜻이다.두 달이란 짧은 기간 안에 선정 작업을 마치려면 사업계획서 요약문에 심사위원들의 눈길이 집중적으로 쏠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기업들은 온갖 궁리를 다한다.
업체 관계자들이 선경그룹의 대한텔레콤등 지난 92년 제2이동통신허가경쟁에 나섰던 업체의 당시 사업계획서를 구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2통」선정작업에 참여했던 한국통신 강민호(姜玟鎬)해외협력단장은 『당시 심사위원들이 장기발전계획에 특히 주목했다』고 말하고 요약문 첫 머리에 나올 한 두 쪽 정도의 사업전망이 평가에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사업자 선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통신개발연구원(KISDI)관계자(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도 「2통」심사위원단이 교수(12명).연구원(5명).한국통신 관계자(3명)로 구성됐음을 지적하고 『국내 통신시 장 전체를 보는 거시적 안목이 중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계획은 정확한 수요예측이 관건.KISDI의 또 다른 관계자는 『2통때는 당시 체신부가 예상수요 자료를 미리 알려 줬지만 이번에는 그런 배려가 없을 것』이라며 『5년간 총매 출액의7%로 기업들이 부담할 출연금 상한선을 계상했기 때문에 이 수치를 가지고 역산(逆算)해 수요를 예측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출연금은 기업들이 사업 허가를 받는 대가로 정부에 내는 기부금 성격의 자금.
이밖에 정보통신부는 매출액중 3% 이상을 연도별 출연금으로 투자할 것을 권고중인데 업체별로 적정선을 정해야 한다.시장점유율은 너무 높게 잡으면 비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고,너무 낮으면 의욕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경영컨설턴트들은 3개 기업을 선정하는 개인휴대통신(PCS)의경우 점유율을 3분의 1로 잡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기술계획중 가장 힘을 줘야할 부분은 통신망 구성.한국통신 정책협력총괄팀 노태석(盧台錫)국장은 『업체 대부분이 망(網)구성을 외국 용역기관에 맡겼겠지만 이 경우 한국통신 국가기간망과 연동체계가 무시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한국통신의 통신망과 접속할 때 내는 접속료도 무시못할 변수.
마지막으로 사업의 타당성도 필수요건.PCS사업 개시에 필요한기지국은 6백개.기지국 건설에 쓰일 부동산 확보에 대한 확신을심사위원에게 심어줘야 한다.삼성.LG가 계열사 부동산 목록을 포함시키려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민호 뉴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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