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반한 책] 김세진 배구 국가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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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삼성화재 배구단에는 지략의 대가가 있다. 세상이‘코트의 제갈량’이라고 부르는 신치용 감독이다. 경기가 박빙의 접전으로 흐를 때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감독님의 묘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감독님 별명인 제갈량을 만날 수 있는 책. 바로 『삼국지』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에서 운동을 할 때다. 당시 내 또래 가운데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 늦기 전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들었는데 단숨에 읽을 만큼 나를 사로잡았다.

『삼국지』를 읽었다고 하면 흔히들 “가장 좋아하는 등장 인물이 누구냐”고 묻는다. 나는 좋아하는 인물이 없다. 그럼에도 『삼국지』를 좋아하는 것은 수많은 인물이 모든 것을 잃었다가도 결국 다시 일어나는 집념을 보여주는 점 때문이다.

지금까지 『삼국지』를 네 차례 읽었다. 그런데도 읽을 때마다 느낌이 새로웠다. 다 아는 얘기지만 한장 한장 넘기면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얼마 전 이런 소리를 들었다.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친구도 하지 마라.” 이유를 생각하다 한번 더 읽어야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말은 『삼국지』가 읽는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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