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란 “제 힘으로 우승하고신지애 눌러 더 기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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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시즌 2승을 거둔 홍란이 우승 트로피를 안고 활짝 웃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첫 우승 때는 너무 울어서 사진이 판다 곰처럼 나왔어요. ‘오늘은 예쁘게 웃으면서 사진 찍어야지’하고 미리 다짐했지요.”

베스트 드레서 홍란(먼싱웨어)이 4일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서코스(파72)에서 벌어진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여유있는 우승이었다.

1, 2라운드에서 각각 4언더파를 기록한 홍란은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4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로 우승했다. 최혜용(LIG)과 박보배(S오일)가 3타 뒤진 합계 9언더파로 공동 2위를 차지했고, 2타 차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신지애(하이마트)는 합계 8언더파로 4위에 그쳤다.

홍란은 2주 전 첫 우승을 경험했다. 첫 우승은 4년 만에 나왔지만 두 번째 우승은 2주 만에 찾아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를 달리며 거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인 데다 상대 실수가 아닌 자신의 힘으로 지켜낸 우승이기에 더욱 뜻깊었다.

홍란은 “올 초에는 내가 평생 우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3주 동안 두 차례나 우승하다니 신기하다. 지애가 나온 대회에서는 첫 우승이어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챔피언 조의 면면은 화려했다. 최혜용·홍란·신지애는 지난 3주 동안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이었다. 갤러리는 “2타 차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한 역전의 명수 신지애만 바라봤다. 그런데 최혜용이 먼저 치고 나갔다. 1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았다. 반면 2타 차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홍란은 2번 홀에서 보기를 하는 바람에 2타 차 공동 2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홍란은 이런 암울한 상황을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었다. 홍란은 “쫓는 상황이 되니 마음이 편해졌다”며 5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았다. 5번 홀은 5m, 6번 홀 10m, 7번 홀은 “2퍼트로 막으면 성공”이라고 한 내리막 퍼트였다. 홍란은 3홀 연속 버디로 선두를 탈환했고, 10번과 1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도망갔다.

신지애는 체력 탓인지 안 하던 보기를 이틀 동안 2개나 범했다. 12번 홀에서는 선두와 무려 7타 차까지 벌어졌다. 신지애는 13번 홀부터 징검다리 버디를 잡았으나 선두 추격은 힘이 부쳤다.

용인=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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