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타자 남기고 … 이범석 “아깝다 노히트노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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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히트노런을 놓친 KIA 이범석이 동료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야구는 9회 말 투 아웃부터’라는 말이 있다. 시간제가 아닌 경기의 특성상 언제든지 점수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금언이다.

KIA 4년차 투수 이범석(사진)이 4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역대 11번째 노히트노런을 눈앞에 두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대기록 달성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한 개였지만 9회 말 투 아웃 이후 안타를 내주고 말았다.

9회 말 2사까지는 완벽한 투구였다. KIA는 11-0으로 크게 앞서 있어 승패는 이미 정해진 상태였다. KIA의 더그아웃에선 ‘영건’의 대기록 달성을 기원했다. 반면 지난달 26일 LG 안치용에게 사이클링 히트를 허용한 삼성은 일주일여 만에 또다시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지 않길 바라며 초조한 시선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타석에는 4번 타자 박석민. 1회 1사 1, 3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그는 배트를 힘껏 쥐었다. 이때까지 공을 116개나 던진 이범석도 이를 악물었다. 이범석은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공을 뿌렸다. 박석민이 친 타구는 3루 깊은 곳으로 향했지만 3루수 김주형이 잘 걷어냈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김주형이 1루를 향해 힘껏 뿌린 공이 도착하기 전에 박석민의 발이 1루 베이스를 먼저 밟았다. 내야안타. 11번째 노히트노런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대기록 달성이 깨질 경우 투수들은 피칭 밸런스를 잃기 마련이지만 이범석은 후속 타자 채태인을 좌익수 플라이로 낚아내며 자신의 첫 완투승이자 완봉승을 이끌어냈다. 9이닝 1피안타·9탈삼진·4볼넷·무실점으로 시즌 5승(5패)째. 그는 이날 122개의 공을 던졌다.

이범석은 “9회 말 2사에서 박석민이 강타자라 피해갈 생각으로 바깥쪽 볼(슬라이더)을 던졌는데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됐다. 8회 1사에서 전광판을 보고 기록을 의식했다. 그래도 완봉승을 따낸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롯데 외국인 선수 카림 가르시아가 두 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7-0 승리의 주역이 됐다. 2회 첫 타석에서 우측 펜스를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뜨린 가르시아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우중월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가르시아는 3일 대구 삼성전 마지막 타석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린 것을 포함해 3연타석 홈런(통산 25번째)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 20호 홈런으로 부문 1위 한화 김태균(21개)을 바짝 뒤쫓았다.

정회훈 기자, 부산=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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