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1조2천억 반도체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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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업체인 동부아남반도체에 대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이 성사돼 동부그룹의 반도체 사업 전개에 청신호가 켜졌다.

파운드리란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로부터 주문을 받아 생산만 전문으로 하는 반도체 사업이며, 신디케이트론이란 다수의 금융기관이 공통의 조건으로 융자해주는 중장기 대출을 말한다.

동부아남반도체는 9일 윤대근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했다. 이번 신디케이트론은 주간사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수출입.하나.신한은행 등 15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대출 규모는 원화 1조200억원과 미화 1억5000만달러 등 1조2000억원으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상환하는 조건이다.

동부아남반도체는 "이번 신디케이트론은 국내 금융기관들의 기업투자 프로젝트 사상 최대 규모"라며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아남반도체는 지원금을 충북 음성에 위치한 상우공장과 경기도 부천공장 등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말까지 0.13㎛(미크론.1㎛은 1000분의 1㎜)급 양산설비와 90나노급 개발설비 등 첨단 라인 증설에 투자해 생산능력을 월 4만장에서 5만장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 2006년 말까지 월 7만장 규모의 첨단라인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디케이트론 성사를 계기로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동부전자와 아남반도체 간 합병작업이 탄력을 받아 올 연말까지는 합병이 완료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동부아남반도체 관계자는 "현재 확보해놓은 반도체 수탁생산 계약 물량이 향후 5년간 5조9000억원에 이른다"며 "신디케이트론이 성사된 것은 금융기관들이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의 장래를 밝게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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