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승용차 새모델 잇따라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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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배기량 3천㏄를 넘는 국산 대형 승용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1년내 크게 넓어진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수입차의 잠식에 맞서 잇따라 대형 승용차의 새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정몽규(鄭夢奎)현대자동차 회장은 지난 25일 『내년부터 4천㏄ 이상 고급 자동차 개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는 이에 앞서 올 하반기에 L카를 선보인다.그랜저의 외형을 바꾼 모델.3천㏄에 6기통 엔진이다.기아자동차는 올 하반기에 새 대형승용차인 T-3를 시판한다.3천㏄와 3천5백㏄ 정도의 두 종류.3천㏄는 포텐샤 3천㏄를 대체하게 된 다.포텐샤는그 이하 배기량 차종만 생산할 방침이다.기아는 새 대형 승용차모델을 일본 마쓰다와 공동개발중이다.기아측은 마쓰다가 이미 연초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뉴 센티야」의 하체(Underbody)를 사용하고 나머지 외관 디자인은 독자적으로 준비중이다.
쌍용자동차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W카 개발을 추진중이다.3천2백㏄ 벤츠 엔진을 장착한 대형 승용차인데 그후 점차 2천2백㏄와 2천9백㏄도 내놓을 예정이다.
쌍용측은 『국내 최고 품질의 대형 승용차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쌍용으로서는 첫 승용차인 점에서 승부수를 걸겠다는방침이다.그러면서도 이 자동차는 6천만원대인 수입 벤츠 자동차의 절반값 정도에 불과,수입차를 대체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대우자동차는 작년말 아카디아의 후속 모델인 A카 개발에 들어갔다.오는 99년에 선보일 예정인데 3천㏄급이다.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그동안 중소형 승용차 개발에 주력했다.이제 소득수준이 늘면서 커지는 대형 승용차 시장이 외국차에 급속도로 잠식당하자 국내업체들이 대형차 개발을 서두르는 것이다.배기량 3천㏄ 이상 수입차가 지난해 모두 1천1백84대가 팔려 전년대비 1백7%나 증가한 반면 국산대형 승용차(2천5백㏄ 이상)는9천6백85대가 팔려 전년도보다 24.5%나 감소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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