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의욕 꺾는 공장설립규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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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해 전국의 주요공단.개별공장들을 둘러본 감사원의 규제완화특별감사반은 이구동성으로 『우리나라의 공장설립절차.규제가 너무복잡하고 답답하게 짜여있어 기업인들의 의욕을 꺾는다』고 말한다. 이러한 과도한 규제는 기업에 손실을 끼치고 공무원부패의 토양이 되며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막는 주요요인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어느 대기업의 경우 3백억원이 투자된 공장증설이 인.허가 때문에 1개월 지연돼 27억8천만원의 손실이 발 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이 우리의 경쟁대상국과 공장설립 절차를 비교한 것에 따르면 설립승인의 처리기간이 미국은 1백75일.대만 2백45일.
일본 6백60일인데 비해 한국은 9백25일이다.
구비서류의 종류는 미국이 23종.대만 2백38종.일본 3백25종인데 한국은 3백36종이어서 우리의 「규제강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감사원은 규제완화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정부서비스가 사업자의 공장설립을 「지원」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건의했다.감사원은 「원 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 도입을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당국이 토지물색에서부터 공장설립신고절차까지 일관되게 지원하는 방법이다.
감사반은 수출입관련 규제도 한시바삐 자율화쪽으로 개선해야한다고 건의했다.
무역업등록제의 경우,감사원은 『일본과 유럽연합은 허가.등록.
신고같은 정부관리가 없고 미국도 단순히 통계작성을 위한 신고만정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감사반은 『현재의 등록요건.등록경신제도를 폐지하고 장기적으로는 등록제를 신고제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감사반은 또 『규제완화로 나타날지 모르는 부작용에 대해 규제 또는 규제완화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공무원들에게 책임을지우는 현실도 문제』 라고 지적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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