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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농산물 지하 저장시설 세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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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제 곡물가가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농산품의 원활한 수급은 물가와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농산물의 가격 안정과 수급 조절을 위한 정책 수단을 적극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농산물 대단위 지하저장 유통센터’ 설립을 제안한다.

지상에 농수산식품 종합유통센터를 건설할 경우 최근 급등한 땅값으로 부지 매입과 보상에 막대한 돈이 들며, 입지 선정도 쉽지 않다.

이에 반해 지하공간을 이용하면 부지 구입비나 보상비가 지상에 비해 거의 발생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입지 선정과 접근성도 용이하다. 지하 암반 저장시설은 그 특성상 항온, 항습, 단열, 축열성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 에너지 절감 및 농산품 품질·안전성 유지에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생산자 조직과 대학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협력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지역특성에 맞도록 대단위 농수산식품 지하저장 유통센터를 만들어 이를 거점으로 첨단화·규모화·공동화·브랜드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농업은 식량 주권 및 안보와 직결돼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생명산업이다. 거세게 밀려오는 세계화와 자유무역협정의 파고 속에서 우리 농업이 살아남고 장차 미래성장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단위 지하저장 농산물 유통센터 조성이 시급한 과제다. 재원은 향후 10년간 농업부문에 투·융자할 119조원의 일부를 활용하면 될 것이다.

김극기 북악포럼 회장·전 농촌공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