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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중국,홍콩특별행정구 준비委 발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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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만은 26일 홍콩특별행정구 준비위원회(PC)발족으로 입장이극히 난감해지고 있다.대만은 홍콩내 금융기관 19개를 포함,무려 3천개의 회사를 갖고 있다.
대만인도 3만명쯤 진출해 있다.95년1월부터 10월까지 대만은 홍콩에 수출 1백22억8천7백만달러,수입 34억달러를 기록해 88억8천7백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그러나 앞으로 5백20여일후엔 그 운명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 불허다.중국이 홍콩에 거듭 약속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하의 50년 불변이란원칙이 홍콩내 대만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인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대만은 84년 중-영간의 홍콩반환협정체결후 한동안 대만기구의확장을 중단했고 대만직영신문인 홍콩시보(香港時報)도 문을 닫는등 홍콩에서 완전철수를 연상시키는 축소지향적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87년 대륙친지방문을 틈탄 대만상공업계의 대륙진출은 대만의 홍콩정책에 일대 전환을 가져왔다.
대륙진출 사업체 2만6천개를 보호하고 이들의 자금 입출입을 담당하기 위한 홍콩사무소가 절대 필요해진 탓이다.때문에 현재 홍콩에 진출한 대만의 9개 관방기구들은 97년 이후에도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이다.
신문국산하 광화(光華)신문문화중심이 94년 대만냄새 물씬나는자유중국평론사란 이름을 포기한 것이 대표적 예.대만국민대회 대표이자 광화신문 주임인 장쑤후이(江素惠)여사는 「불철수」가 대만방침이라고 거듭 밝히지만 최근 두달사이 홍콩연 합보와 중국시보주간등 대만계 신문.잡지가 잇따라 폐간됐다.
반면 칼자루를 쥔 중국의 태도는 아량까지 엿보일 정도로 느긋하다.중국의 홍콩내 대만기구 처리원칙은 지펑페이(姬鵬飛)→덩샤오핑(鄧小平)→첸치천(錢其琛)등 3인의 담화발표에서 드러난다.
일국양제를 대만에 강조하는 성격이다.
84년 홍콩-마카오 판공실주임이던 姬는 현지법률을 준수하는한대만기구존속을 보장한다는 3원칙을 발표했으며 鄧은 84년10월한술 더떠 공산당을 욕하더라도 두개의 중국만 추구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11년만인 95년엔 외교부장 錢이▶하나의 중국 인정▶기본법 준수▶등록목적에 부합된 활동을 하는한 대만기구의 홍콩존속을 보장한다는 7원칙을 선포했다.
「등록목적에 부합되게」란 표현이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일단 대만상인들의 홍콩내 활동은 중국 특유의 변통(變通)방식에 따라 보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9개 관방기구 중에선 외교부산하로 대만정부 색채가 짙은 중화여행사가 폐쇄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나 나머지는 정치색채를 배제할 경우 존속될 것이다.그러나 중국이 홍콩을 통치할 경우 대만측 기구의 운명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 이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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