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대통령 그만두라니 … 완전히 버릇 고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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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영삼(사진) 전 대통령이 30일 최근의 거리시위 양상과 관련해 “지금 무법천지, 무정부 상태로 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날 오전 신임 인사차 서울 상도동 자택을 찾은 청와대의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다.

김 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국가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대통령의 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책임을 갖고 국가 질서와 기강을 바로 세우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현재처럼 무력하게 하는 것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며 “너무 긴 세월을 허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법률 이전에 대통령이 권위로 다스려야 하는 문제”라며 “권위가 제일 중요한 힘”이라고도 조언했다.

김 전 대통령은 과격 시위와 관련해 자신이 현직에 있던 1996년의 한총련 사태도 거론했다.

특히 “당시 경찰을 동원해 강력히 소탕하다시피 해 사실상 한총련이 없어졌다”며 “나 때만 해도 규율이 섰는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완전히 (공권력이) 무력해졌고, 그게 지금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비판했다.

시위대들이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는 것에 대해서도 김 전 대통령은 “5년 임기가 헌법에 보장돼 있는데 그만두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완전히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김 전 대통령은 “경제도 어려운데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여야가 빨리 국회로 들어가 정치가 제 몫을 해야 한다”며 “이제 냉정과 이성을 찾고 모두가 넓고 깊게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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