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름빚 갚으려 유치원생 유괴 30代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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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유치원생을 납치,몸값을 요구하던 20대 남자가 범행 53시간여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1일 노름빚등을 마련키 위해 유치원생을 납치한 혐의(미성년자 약취유인)로 李희종(29.무직.서울광진구중곡동.사진)씨를 긴급 구속,범행동기및 공범여부등을 조사중이다. 〈관계기사 21면〉 李씨는 19일 오후5시20분쯤 서울서초구잠원동대림아파트 8동앞 주차장에서 이 아파트 6동808호 원도희(元道喜.41.하나은행 본점 사무지원과장)씨 외아들 종하(鐘夏.7.신예원유치원생)군을 납치,차 트렁크에 감금한뒤 이틀간서울시내 를 돌아다니며 元군 부모에게 『현금 2천만원을 가져오라』고 19차례에 걸쳐 전화로 협박한 혐의다.
◇경찰수사=李씨는 21일 오후 9시25분쯤 서울연건동 대학로소방서 옆길 전화부스에서 元군의 부모와 약속장소.시간등을 정하는 전화를 걸던중 주변에서 검문검색을 벌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李씨는 이에앞서 경찰을 따돌리기위해 택시기사.학생.심부름센터직원등을 대신 약속장소에 내보내는 치밀함을 보였다.
◇元군의 신변=元군은 李씨의 서울 1러1969 흰색 쏘나타Ⅱ트렁크에서 납치 당시 입고 있던 붉은색 티셔츠와 검은 바지를 착용한채로 구조됐으나 심리적 충격외에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것으로 알려졌다.元군은 납치 이후 李씨가 준 빵과 우유등으로 끼니를 때워온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동기및 범인 주변=87년 서울 H고를 졸업,최근까지 부모가 경영하는 서울의 모음식점에서 일해왔던 李씨는 경찰에서 노름빚과 애인과 동거하며 생긴 카드빚.사채등 1천2백여만원을 마련키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창무.표재용.곽보현.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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