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는 보통명사다. 우리 주민들이 원하는데 무슨 문제냐.”(김종융 관악구 자치행정과장)
서울 관악구가 봉천1동의 이름을 ‘보라매동’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자 옆에 있는 동작구가 반발하고 있다. 관악구는 봉천본동~11동까지 12개의 동주민센터를 9개로 통폐합하면서 동 이름도 일제히 바꿀 계획이다.
옛 공군사관학교 자리에 있는 보라매공원은 95%가 동작구 신대방2동에 속해 있고, 5%만 관악구 봉천1동에 걸쳐 있다. 이를 근거로 신대방2동 주민들은 ‘보라매’라는 명칭의 연고권을 주장한다.
봉천1동에선 지난달 중순 ‘보라매동’과 ‘당곡동’이란 두 가지 이름을 놓고 주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주민 81.6%가 ‘보라매동’을 선호했다. 이에 따라 김효겸 관악구청장은 보라매동으로 바꾸는 조례 개정안을 구의회에 올렸다. 관악구의회에서 조례안이 통과되면 9월 1일 시행된다.
반면 동작구 장기헌 동행정팀장은 “지하철역·학교·아파트·병원 등 동작구에 있는 수많은 시설과 건물에서 보라매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며 “관악구에서 ‘보라매동’을 쓰면 많은 사람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문서 명칭은 그대로=서울시는 지난해 7월 518개의 동주민센터를 올 연말까지 418개로 통폐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달 말까지 41개의 동주민센터가 사라졌으며, 앞으로 59개가 추가로 통폐합된다.
봉천동 등 일부 지역에선 동주민센터 통폐합을 계기로 동 이름을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달동네’를 연상시키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뜻이다.
이번에 바뀌는 것은 관할 동주민센터를 가리키는 행정동 명칭이기 때문에 주민등록이나 등기부 등 공문서에 표시되는 법정동 명칭은 변함이 없다.강태웅 서울시 행정과장은 “법정동이 진짜 이름이고 행정동은 행정기관이 편의상 부르는 이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최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