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식 前육본군수참모부장 소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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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검찰에 소환된 박춘식(朴春植.전육본군수참모부장)씨는 12.12나 5.18에 관한한 생소한 이름이다.신군부 핵심인사로도 거명된 적이 별로 없고 광주시위 진압 과정에서도 주목받은 적이 없다. 한데 검찰은 朴씨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朴씨는 당시소장으로 신군부를 거부하지 않은 이유로 80년5월23일 계엄사에서 광주시위와 관련한 대책회의에 참석했다.따라서 검찰은 朴씨가 신군부 핵심들의 발언내용과 회의결과를 비교적 객관 적으로 밝혀줄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검찰이 이날 회의내용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지금까지 검찰은 발포경위가 전두환(全斗煥)당시 보안사령관을 정점으로하는 신군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그러나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발포를 명령했느냐는 범죄특정이 돼 있지 않아 그동안 고심해왔다.
때문에 회의내용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면 발표명령자가 나오고 내란목적 살인을 지시한 주범을 가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광주 무력진압이후 시국수습과 관련한 신군부의 계획을 밝혀내는 일.
검찰은 이날 회의가 계엄사가 주도한 것으로 돼 있지만 사실은신군부 핵심인사 대부분이 참석,광주사태 진압 이후 신군부의 집권계획을 구체화시킨 회의로 보고 있다.
이는 5.18내란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확보하는 작업이다.즉광주사태를 무력진압한 후 집권에 이르는 신군부의 행동지침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를 확인하는 것.이와관련,구속된 이학봉(李鶴捧)씨가 작성한 「시국수습방안」이 얼마나 시정됐고 어떤 인사의 참여와 주도로 행동에 옮겨졌느냐 하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예컨대 언론 통폐합은 왜 필요했고 누구의 지시로 행동에 옮겨졌는지 여부나 최규하(崔圭夏)당시 대통령을 하야시키기 위한 어떤 모의가 있었는지 등이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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