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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연동국채 투자 알고 하자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8호 28면

국제 유가가 지난주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더욱 커졌다. 오래 전부터 제기돼 온 우려지만 이렇게까지 무서운 기세로 확산될 거라곤 짐작하지 못했다. 재테크 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럴 때 주목받는 상품이 바로 ‘물가채’로 불리는 물가연동국채다. 주위에서 투자 사례를 빈번하게 접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모(52)씨는 최근 물가연동국채에 5억원을 투자했다.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해 온 최씨는 안정성을 가장 중시하는 성향이었다. 주식이나 펀드보다는 확정금리형 금융상품을 선호했다. 국채의 안정성과 회사채의 높은 수익률 사이에서 고민하던 최씨가 두 상품의 장점을 함께 갖춘 물가연동국채를 선택했던 것이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가 오르는 만큼 원금이나 이자를 올려줌으로써 물가상승분만큼 실질가치를 보장해 주는 국채다.

예컨대 1000만원짜리 국채에 투자했는데 물가가 1% 오르면 원금을 1010만원으로 조정하고 이에 따른 이자를 지급한다. 채권의 가장 큰 적인 물가 상승 리스크를 비켜나갈 수 있게 고안된 것이다. 과세 기준이 되는 표면금리가 낮아 절세 효과도 크다. 물가 상승으로 늘어난 원금이 비과세되고 6개월마다 지급되는 이자도 분리 과세돼 고액 자산가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물가연동국채에도 투자 리스크는 있다. 먼저 인플레 상황에선 유리하지만 디플레이션이 오면 투자가치가 떨어진다. 물가가 기대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일반 국공채보다 낮은 이자를 감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물가상승률이 지난 5월 4.9%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의 기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긴 하다.

둘째로 투자 기간이 길다. 현재 발행되는 물가연동국채는 10년짜리다. 중간에 시장에서 팔 수 있지만 살 때보다 금리가 내려야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금리가 올라 채권값 자체가 떨어지는 추세다. 따라서 단기 인플레를 노리고 투자하기보다는 만기까지 보유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세제 혜택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금융자산이 많아 종합과세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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