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따라 외국갔다 귀국할땐 전문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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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유학이나 근무를 위해 외국생활을 하게된 남편을 따라 나섰다가자신의 일도 찾아 금의환향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말도 서투른 이국에서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생활비를 쪼개 자기계발에 투자,전문가로 성장해가고 있는 것.대부분 인테리어 나 미용.패션.요리등으로 여성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실생활에서 바로 쓰일 수 있는 것을 택해 전공을 삼은 것이 공통점이다.
압구정동에서 6년째 퀼트 가게를 열고있는 윤혜경(尹惠卿.42)씨.지난 84년 남편의 일본 유학길에 동승했던 그가 퀼트 자수에 입문한 것은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 자모회에 참석한 후부터.자신은 무심코 사서 들려보내곤 했던 신주머니며 도시락 주머니를 다른 엄마들은 모두 손수 만들어준 것을 발견하곤 창피하기 짝이 없더란다.
집근처에 마침 유명한 퀼트 전문가 와시자와 레이코 여사의 학원이 있어 尹씨는 아이들이 유치원에 간 오전시간을 투자해 2년간 열성을 다해 배웠다.『14평짜리 가게가 그새 78평으로 늘었고 벌이도 남편보다 훨씬 좋죠.하지만 무엇보다샤 나만의 일을찾았다는 점,내 경험을 살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게 너무 좋아요.』 안장미(安章美.38).성미(星美.40)자매는 공교롭게 남편들이 비슷한 시기에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공부하게 된 인연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두사람 모두 미용사 자격증을 딴 경우.대학 전공은 각각 영문과.생활미술학과였지 만 결혼후 할 수 있는 일 중에 전망이 괜찮다는 판단아래 미용학원을 마쳤다.이들 자매는 91년 이후 압구정동에서헤어숍을 함께 운영하는 중.
기업체 주재원 부인들 사이에도 자기 일 찾기 바람은 마찬가지다.메이크업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임주홍(林珠洪.33)씨는 88년 뉴욕 주재원으로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미국에 갔다가 1년간 메이크업 강좌를 수강,귀국하면서 전문가로 활동 하고 있는 케이스. 『다른 회사동료 부인들도 유아교육 강사며 보석감정사까지 전문분야를 개척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林씨는 전한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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